[쿨리가 간다] 박물관에 인간의 유해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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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는 선사시대부터 최근까지 세계 곳곳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유물이 많아.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박물관에는 아주 오래 전 죽은 사람의 뼈를 전시해 놓은 곳도 있어. 그런데 최근 미국의 대형 자연사 박물관에서 "더 이상 죽은 사람의 뼈를 전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해. 사람의 뼈가 박물관에 전시됐다는 게 조금 기괴하지? 어쩌다 사람의 뼈가 박물관에 전시돼 있었던 걸까? 그리고 박물관은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린 걸까? 쿨리가 알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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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인간의 유해가 전시됐었다고?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자연사박물관. 이 곳에는 총 3500만 개의 동물, 식물, 광물의 표본이 보관돼 있는데요. 이 중 1만2000여 점은 인간의 유해(뼈) 입니다. 박물관은 최근 과거 관람객들을 위해 전시되기도 했던 이 인간의 유해를 모두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박물관은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유해를 수집 해 왔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미국 원주민들의 유해라고 해요. 또 11세기 몽골 전사의 유골 전시 등은 관람객들에게도 무척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런 유해가 왜 미국의 박물관에 있는 걸까요.

과거 미국을 비롯한 백인이 대부분인 나라에서는 유색 인종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주의가 만연했어요. 백인들은 유색인종들의 신체를 분석해 백인이 유색인종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박물관에 있는 유해는 이런 과정에서 수집된 것들이에요. 2023년 4월 취임한 숀 디케이터 박물관장은 이 박물관 최초의 흑인 관장인데요. 디케이터 관장은 "유해 수집은 백인 우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런 결정을 내렸어요. 관장은 "자신의 유해를 박물관에 전시해도 된다고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유해를 전시하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유해를 관람객에게 전시하지 않고 가능하면 가족이나 후손을 찾아 돌려보낼 계획입니다. 

[오늘의 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이 1만2000여 점의 인체 유해를 모두 없애기로 결정했대. 유해는 죽은 사람의 뼈야. 이 박물관은 동식물과 광물 등 3500만 개의 표본을 갖고 있어. 이 중 죽은 사람의 뼈인 '유해' 1만 2000여 점을 전시하지 않기로 한 거야. 박물관은 죽은 사람의 뼈를 전시하는 것이 윤리적·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해.

*표본: 생물의 일부를 연구, 전시 등을 위해 보존하는 것.

Q. 자연사 박물관은 어떤 곳이야?

자연사 박물관은 말 그대로 '자연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구성하는 수많은 동식물과 광물의 표본을 보여주고, 사라진 생명체의 과거와 현재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어. 전세계에는 수많은 자연사박물관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지역 곳곳에 자연사 박물관이 있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자연과학의 진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 1869년에 설립된 박물관이야.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이 되기도 했지.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약 26개의 빌딩이 연결된 거대한 박물관으로 식물, 천문, 어류, 포유류, 곤충, 조류 등의 표본이 전시돼 있어.

Q. 이곳에 왜 사람들의 뼈가 있었던 거야?

인간의 유해를 전시하는 박물관은 많아. 수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을 보여주면서 인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했는지 배우는 거야. 또 어떤 박물관은 전쟁이나 지진 등으로 죽은 사람의 유해를 죽었을 때의 모습 그대로 전시하거나 사진을 찍어 보여주기도 해. 관람객들에게 인간의 다양한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이런 전시를 하는 거야.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된 과거 인류의 유해. | 사진=미국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

그런데 이번에 박물관이 철거하기로 한 인간의 유해는 이런 것들이 아니야.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는 약 1만2000개의 인간 유해가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미국 원주민들의 유해라고 해. 19~20세기 무렵 미국과 유럽의 강대국들은 세계 곳곳의 원주민이나 소수민족의 유해를 가족의 동의 없이 수집해 박물관에 전시했어. 자신들과 생김새는 물론 생활 습관이 전혀 다른 원주민들의 삶을 연구하고 보존한다는 핑계로 원주민 유해를 전시한 거지. 또 이 박물관은 과거 노예였던 흑인 성인 5명의 유해도 소장하고 있다고 해.

미국 자연사 박물관만 그런 건 아니야. 마오리족은 위대한 인물이 죽으면 시신에서 머리를 잘라 두상만 따로 보존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19~20세기 유럽의 박물관들은 이 두상을 비싸게 사고 팔며 박물관에 전시하곤 했어. 원주민들은 약 30년 전부터 "조상들의 유해를 돌려달라"고 세계 여러 박물관에 요구했어. 가족의 유해가 박물관에서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다니 누구라도 기분 좋을 일은 아니잖아.

이번 결정을 내린 숀 디케이터 미국 자연사박물관 관장은 "박물관이 유해를 모은 건 백인 우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어. 박물관을 세우고 운영한 백인들이 '백인은 다른 인종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원주민이나 흑인들의 유해를 찾아 모았다는 거야. 그래서 이런 인종차별적인 수집품을 박물관에 전시할 수 없다고 말했어.

Q. 다른 박물관들도 이런 결정을 내리고 있어?

물론이야. 독일 베를린의 신 박물관은 수많은 인간의 두개골(머리뼈)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그 중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한 두개골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어. 과거 독일은 브룬디, 르완다,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을 식민 지배하면서 이런 유골을 수집했거든. 그밖에 네덜란드, 영국 등의 박물관들도 유해를 본국으로 돌려주거나 전시를 철거하려 하고 있어.

*아래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삶을 다룬 영상이야. 세계 여러 나라의 소수민족의 삶을 들여다보고 우리와 '다른 점'에 대해 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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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해하기
1. 오늘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세계의 박물관에 왜 인간의 유해가 소장돼 있었던 걸까?
3. 박물관들은 어떤 이유로 최근 들어 유해를 가족 혹은 본국에 돌려주고 있을까? 

쿨리가 간다X꼬꼬단

[알쓸뉴단]
'쿨리가 간다'를 읽고 아래 뉴스 속 단어가 어떤 의미일지 입으로 소리 내어 설명해봐.  

✔️ 인종차별: 인종차별은 한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더 우수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인종을 차별하는 정책이나 생각이야. 과거 미국에서는 백인들이 흑인을 차별하는 인종차별이 있었어.  
뉴스쿨 국어사전 : 유해
인간이나 동물의 시체가 부패하고 난 후 남은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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