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쿨X하브루타]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익명성의 두 얼굴
전 세계 900만 명이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고 쓰는 유명한 소셜미디어(SNS)가 있는데 글쎄 그게 한국 회사가 만든 거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의 '블라인드'라는 앱이라는데 여기선 모르는 사람들끼리 위로를 해주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한대. 익명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공간에선 악플만 쌓이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 그럼 우리 이참에 익명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Q. 익명성은 나쁜 거 아니야?
혹시 친구들이 나만 따돌려서 속상했던 적 있었니? 선생님이 나만 미워하는 것 같아 화가 났던 적은? 도와달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창피하고 쑥스러워 말하지 못했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거야. 요즘 어른들은 그런 어려움이 있을 때 '블라인드'처럼 익명이 보장된 온라인 공간에 속 시원히 쏟아낸대. 이름, 나이, 직업 같은 개인 정보를 드러내지 않으니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거지. 이렇게 누군가 글을 써서 올리면 같은 경험을 했거나, 조언해줄만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나서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대. 얼굴도 모르는 낯선 타인끼리 서로 돕고 응원하는 거야.
Q. 모르는 사람끼리 도울 수 있다고?
서로 누군지 모르니까 도움을 요청한 사람도, 도움을 주는 사람도 거리낌 없이 자기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거야.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이 자기 사연을 써서 올리면 다른 이용자들이 자기가 직접 썼던 방법이나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줘.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람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모여 훨씬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이런 게 바로 익명성이 갖는 순기능이야. 앞서 말한 블라인드는 이용자들 사이에 상부상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어. 지난달엔 한국계 스타트업 최초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어.
Q.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나쁜 말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잖아?
익명성을 나쁘게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어. ‘내가 그랬는지 아무도 모르겠지’란 비겁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상처 주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말이야. 실제로 온라인 포털 사이트의 뉴스 기사에는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악담을 퍼붓는 사람들이 많아. 악플의 폐해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를 읽어봐. 중요한 건 익명성에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는 걸 모두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거야. 순기능은 어떤 일이 만들어낸 결과가 좋을 때를 말하는 반면, 역기능은 본래 목적과 다르게 나쁜 결과를 낳은 것을 말해. 익명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는 게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