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심체요절은 왜 프랑스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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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을 남겼다니 정말 자랑스러워. 그만큼 우리 민족의 기술력이 오래 전부터 뛰어났다는 거잖아. 뿌듯한 마음을 안고 나도 직접 직지심체요절을 보러 가고 싶은데 프랑스는 너무 멀어서 아쉬워. 그런데 어째서 겨우 하나 남은 인쇄본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걸까? 뉴쌤께 여쭤봐야겠어.
  • 쿨리 : 선생님,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은 금속활자를 찍어서 만든 책이니까 여러 권을 만들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는 인쇄본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 걸까요?

  • 뉴쌤 : 아쉽게도 우리나라엔 목판으로 인쇄한 책과 사람이 직접 베껴적은 필사본만 남아있어. 직지는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충북 청주에 있는 아주 작은 절인 흥덕사에서 백운스님과 제자들이 선불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모아 만든 책이야. 상하 2권으로 구성돼 있는데 금속활자본의 경우 상권은 전해지지 않고 있고 하권 한 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보관돼 있어.

  • 쿨리 :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데 왜 프랑스에 있는 거예요?

  • 뉴쌤 : 대한제국 시기에 초대 주한프랑스공사로 부임한 꼴랭 드 쁠랑시는 우리나라에서 근무하면서 고서와 문화재를 많이 수집했는데 그 중에 직지가 포함돼 있었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직지도 가지고 간 거야.

  • 쿨리 : 그럼 직지는 어떻게 세상에 공개된 거예요?

  • 뉴쌤 : 여러 경로를 거쳐서 마지막으로 소장하고 있던 사람이 사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했거든. 그런데 1972년 세계 도서의 해를 맞아 도서관에서 직지를 공개하면서 일대 파문이 일었어. 그때까진 모두가 요하네스 쿠텐베르크라는 독일인이 남긴 42행 성서가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라고 알고 있었거든. 그런데 78년이나 앞서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직지가 ‘짜잔’ 하고 나타난 거지.

  • 쿨리 :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그렇게 일찌감치 인쇄 기술을 보유하게 됐을까요?

  • 뉴쌤 : 쿨리의 질문에 답하기 전에 인쇄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먼저 설명해볼게.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 사람들은 손으로 직접 글을 적어서 책을 만들 수밖에 없었겠지. 그런데 손으로 계속 적다보면 글자가 틀릴 수도 있고 내용을 다르게 옮길 수도 있잖아. 한꺼번에 많은 책을 만들 수도 없고. 그래서 목판 인쇄술을 발명하기에 이르러. 금속활자가 발명되기 전 고려는 이미 나무에 글씨를 새겨 책을 만드는 목판인쇄술을 보유하고 있었어. 고려 고종 때 만든 팔만대장경을 잘 알고 있지?

  • 쿨리 : 네. 그런데 나무로 글씨를 새기면 불에 타기도 쉽고 잘 변형되잖아요. 여러 번 쓰기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 뉴쌤 : 맞아. 금속활자는 쿨리가 말한 목판인쇄의 단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이었어. 그런데 금속활자를 만들려면 금속을 아주 정교하게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잖아. 금속을 변형하려면 아주 높은 온도에서 금속을 녹여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삼국시대부터 우리 민족은 금속 가공 기술이 아주 뛰어났어. 물론 직지에는 금속 기술 말고도 다양한 기술이 깃들어 있지. 바로 활자를 판에 고정하는 기술, 먹과 질긴 종이를 만들고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기술 같은 것들 말이야.

  • 쿨리 : 직지가 인쇄된 게 600년도 더 된, 아주 아주 옛날인데 그 당시에 책을 인쇄했다는 게 상상이 안 가기도 해요.

  • 뉴쌤 : 그럼 이 참에 금속활자로 인쇄하는 과정을 한 번 살펴볼까? 여기 이 그림을 한 번 보자. 가장 먼저 벌집 찌꺼기(밀랍)로 만든 덩어리 위에 글씨를 새겨. 그리고 각 글자 덩어리를 나뭇가지 위의 열매처럼 붙인 다음 거푸집으로 덮으면 활자를 만들 수 있는 틀이 완성돼. 그리고 밀랍 덩어리를 제거하고 빈 자리에 뜨거운 쇳물을 부어서 충분히 식히면 금속활자가 완성되지. 책을 만들 때는 이 글자들을 하나 하나 조합하면서 내용을 완성하고 활자 위에 먹을 묻혀 종이에 찍어낸 거야.

  • 쿨리 : 금속활자를 만드는 과정과는 비교도 안 되지만 지우개에 글씨를 새겨본 적이 있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직지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져요. 정녕 우리나라에서 직지를 만나볼 수는 없는 걸까요?

  • 뉴쌤 : 훔쳐갔거나 빼앗아간 문화재는 본국에 되돌려주는 경우가 많아. 그런데 프랑스는 직지가 약탈하거나 훔쳐간 문화재가 아니라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 쿨리 : 원래 우리껀데 빌린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안 되는 거예요?

  • 뉴쌤 : 이미 우리 정부에서도 프랑스에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매번 무산됐어. 우리나라에 빌려줬다가 압류를 해버릴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 쿨리 : 우리 국민이 얼마나 직지를 만나보고 싶어하는지 프랑스에 편지라도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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