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붙인 바나나도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쿨리: 쌤. 우리나라 광주에서 비엔날레를 한대요. 아시아 최대 현대미술 전시회라고 하는데요. 사실 현대미술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현대미술이 명확하게 뭔지 설명 해주세요.

뉴쌤: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현대미술을 뭐라고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거든.

쿨리: 네? 선생님이 어려운 것도 있어요?

뉴쌤: 현대미술을 알기 위해 우선 전통미술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전통미술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오래전 제작된 그림이나 예술작품이겠지? 그래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작품이 많아. 과거에는 왕이나 귀족들이 자신의 모습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화가를 고용하는 일이 많았어. 그래서 이렇게 사진처럼 사람의 모습을 똑같이 그린 초상화가 많았지. 그런데 19세기 후반의 그림 속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달라져. 서민들의 소소한 삶이 등장하거든.

쿨리: 맞아요. 학교에서 본 그림들이에요. 그런데 19세기 후반부터는 왜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된 건가요?

뉴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진의 등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어.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는 어렵잖아. 그러니까 초상화나 자화상 또는 풍경을 실제와 똑같이 그리는 화가들이 더이상 필요 없어졌지.

쿨리: 그래서 화가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서민들을 그리기 시작한 건가요?

뉴쌤: 꼭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자유로워진거지. 왕이나 귀족들은 엄격한 규칙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그리길 바랐지만, 그림 속 대상이 다양해지면서 규칙을 따르기보단 나만의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됐거든.

쿨리: 나만의 작품 활동이라는 게 어떤 걸가요?

뉴쌤: 예를 들면 그림을 그리는 시간과 장소, 재료가 다양해졌어. 그 무렵 휴대용 물감과 증기기관차가 등장해. 사람들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러 다닐 수 있게 됐고, 그림을 똑같이 그리기보다는 자신이 본 모습을 그때그때의 감정에 따라 표현하기 시작해.

쿨리: 과학의 발달이 미술에도 영향을 미친 거군요? 신기하네요.

뉴쌤: 맞아. 이 그림을 봐. 그림이 선으로만 표현 되어 있지? 만화 같아. 이런 그림은 과거에는 예술이 아니라 낙서로 취급 받았어. 하지만 그림의 주제가 바뀌고 그리는 방식이 점차 다양해 지면서 이런 그림도 주목받는 세상이 된 거야. 이 작가는 지금 세계적인 예술가야.

쿨리: 맞아요. 저도 이 그림 길에서 본 적 있어요. 그런데 이런 그림이 예술 작품이라면 저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어떤 작품은 제가 그려도 더 잘 그렸겠다 싶은 것도 있어요.

뉴쌤: 맞아. 그렇게 느낄 수 있어. 하지만 그림을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평가할까? 현대미술은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당시에 느낀 감정에 따라서 작품의 가치가 결정되거든. 이 작품을 볼래?

쿨리: 작품이요? 작품이 어디있어요? 이건 그냥 바나나인걸요.

뉴쌤: 맞아. 이 작품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이라는 작품이야. 놀랍지? 3일이면 썩어 버리는 바나나가 무려 1억 이상의 가격에 팔렸어.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놀랍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작품이 전시되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거든. 그러면서 작품의 가격이 비싸진거지.

쿨리: 작품을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화제가 되면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거군요? 흠... 저도 저만의 작품을 하나 만들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