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리가 간다] 심장병 아이 웃게 한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우리에게 익숙한 어린이 애니메이션 '핑크퐁 상어가족'의 노래가 지난 3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울려퍼졌습니다. 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해하며 병동 곳곳을 기웃거렸는데요. 실제로 아기상어 '올리'가 병원에 등장했습니다. 올리가 향한 곳은 태어난 지 막 19개월이 된 어린이 미나(가명)가 있는 병실. 미나는 올리를 보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음이 되어 버렸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1년 넘게 투병 중인 미나...자타공인 '아기상어 마니아'

미나는 이 병원에 1년 넘게 입원해 있는 확장성 심근병증 환아입니다. 입원 당시 미나의 심장은 제 기능의 10% 밖에 하지 못했고, 지금은 치료를 받으며 심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나는 병원 의사, 간호사가 모두 알아주는 '아기상어 마니아'입니다. 미나가 오랜 병원 생활을 견딜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아기상어'입니다. 밥 먹을 때마다 아기상어 영상을 보고, 아기상어 옷까지 즐겨 입을 정도로 상어가족을 사랑한다고 해요.

병원 코 앞서 열리는 아기상어 뮤지컬...'미나도 갔으면...'

사실 미나는 아기상어와 무척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생일파티 대소동' 공연이 열리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갈 수 없었습니다. 심실보조장치를 단 미나는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병원의 간호사 이은성 씨는 출퇴근길 아기상어 공연 현수막을 볼 때마다 미나를 떠올렸습니다. 심장이식을 해야만 병원 밖을 나갈 수 있는 미나에게 꼭 이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던 겁니다.

핑크퐁컴퍼니에 보낸 이메일...답장이 왔다!

이은성 씨는 지난 1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핑크퐁컴퍼니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상어가족 캐릭터를 만든 회사인데요. 놀랍게도 이 회사의 관계자는 이은성 씨에게 '공연팀과 함께 미나를 만나러 병원을 방문하겠다'고 답변을 보냈습니다. 이은성 씨는 미나의 어머니에게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미나가 나중에 커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병원에 있는 기다림의 시간이 그냥 힘든 시간 만은 아님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틀 만에 찾아온 아기상어...사랑을 전하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 3일, 미나가 입원한 병원에 아기상어 올리가 다른 공연팀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공연팀은 미나 앞에서 상어가족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동화책 등 미리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이 따뜻한 소식은 미나의 아버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버지는 "인공 심장을 달고 있어서 밖에 나갈 수 없는 우리 아이를 위해 직접 와 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쿨리가 간다X꼬꼬단

✅ 기웃거리다 : 무엇인가를 보려고 고개를 자꾸 이쪽 저쪽으로 움직이는 것.

✅ 환아 : 병이 있거나 다쳐서 치료가 필요한 어린 아이.

✅ 심장이식 :  이식은 무언가를 옮겨서 심는 행위. 심장이식은 어떤 죽은 사람의 심장을 또 다른 사람에게 옮겨 장착하는 수술 .

✅ 인공심장: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장착한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