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에 꼭꼭 숨은 편견에 대하여
세계적인 아동문학 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이 대폭 수정된다고 해. 단어를 고치고 문장을 삭제하기도 한다는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문학작품인데, 무슨 일일까?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3년 2월 24일에 발행한 제40호 뉴스레터입니다.
제40호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HEADLINE - 로알드 달 소설, 현대사회 눈높이로 재탄생하다
2. 뉴스쿨TV - 소설과 영화 속 편견, 뭐가 나쁘다는 거죠?
3. VIEW - 이런 것도 편견이야
4. QUIZ
5. WORD&PUZZLE
6. BOOKS - 공주면 어때? 난 치키치키 춤을 출 테야 | 하얀 빛의 수수께끼 | 세상을 아프게 하는 말, 이렇게 바꿔요.
7. WHO -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로알드 달
++WRITING
고치고, 지우고, 새로 쓰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 대폭 수정한 이유는
"오거스터스 그루프는 먹는 게 취미인 어마어마하게 뚱뚱한 소년이었습니다. (Augustus Gloop, an enormously fat boy whose hobby is eating.)"
영국의 작가 로알드 달이 집필한 명작 ‘찰리와 초콜릿 공장’ 도입부에 등장하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책에서 오거스터스는 더 이상 ‘뚱뚱한(fat)’ 아이가 아닙니다. 다만 ‘커다란(enormous)’ 아이일 뿐입니다. 최근 로알드 달 작품의 대다수를 출판한 아동문학 출판사 ‘퍼핀’이 ‘뚱뚱한’이라는 표현을 ‘거대한(enormous)’으로 수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외모 놀리는 단어 객관적 표현으로 손질
사회에서 ‘뚱뚱하다’라는 말은 종종 상대의 외모를 비하하고 놀리는 의미로 쓰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체격이 클 때 ‘뚱뚱하다’는 표현은 상처가 되죠. 때문에 출판사는 ‘뚱뚱하다’는 표현을 원작에서 지우고 조금 더 등장인물의 체격을 묘사하는 객관적인 단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소설 속 소인족 움파룸파를 묘사하는 형용사 ‘아주 작은(tiny)’도 ‘작은(small)’으로 교체했습니다.
필요하면 삭제도...2023년 다시 태어난 ‘로알드 달’ 소설
출판사는 로알드 달의 수많은 다른 대표 작품도 대대적으로 손질했습니다. 수정은 외모 비하, 정신질환자 비하, 성 차별, 인종차별 등을 암시하는 언어 전반에 걸쳐 진행 됐는데요. 일례로 로알드 달이 즐겨 쓰는 ‘미친(crazy)’이라는 표현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또한 인종차별을 떠올릴 수 있다며 ‘검은’ ‘하얀’ 등의 피부색 표현도 지웠습니다. 출판사 측은 “현대 사회 독자들의 정서와 달의 다채로운 표현 간 절충점을 찾기 위해 2020년부터 수정을 검토했다”며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외모 관련 표현 등을 손질했다”고 밝혔습니다.
1. 오늘 기사에서 전하려는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출판사 퍼핀이 달의 소설들을 손질한 이유는 무엇일까?
3. 다른 고전 작품들도 세상의 달라진 잣대에 따라 고쳐 써야 할까?
만화와 책 곳곳에 숨은 편견들
방심하면 금세 뿌리 내려요
편견은 한 번 뿌리내리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을 포함한 우리 주변의 성인, 책∙영화∙방송 등 미디어 속 사람들을 역할모델로 삼고, 그들의 사고방식을 흡수하는데요. 편견은 이런 학습 과정을 통해 전 세대에서 지금의 세대로, 지금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계속 대물림되며 한 사회의 고정관념이 됩니다.
편견인 줄도 몰랐던 편견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방송,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편견이 드러난 장면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성 고정관념을 그대로 따르는 콘텐츠가 많은데요. 가령 어린이들이 공감할만한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소개하는 ‘콩순이의 일기’ 시리즈에서 집안일은 늘 엄마의 몫으로 그려집니다. 엄마는 주로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투명인간이 되어 아빠의 하루를 지켜보게 된 콩순이에게 아빠는 책임감 있고 직업의식이 투철한 수의사로 그려집니다. 이런 설정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보다 보면 ‘집안일은 엄마의 일’이며 다른 가족 구성원이 집안일을 하면 ‘엄마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부부 10쌍 중 4~5쌍이 맞벌이 부부이고 전업남편이 20만 명을 넘어섰는데도 말이죠.
아동이 즐겨보는 만화영화 ‘헬로카봇’의 일부 장면에서 여성 교사는 실수투성이의 미숙한 인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또 ‘정의감이 넘치고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남자 주인공들과 달리 여자 주인공은 ‘상냥’한 인물로만 소개합니다.
편견을 걷어내는 우리의 역할
물론 과거에 비해 차별적인 시선을 담은 콘텐츠가 크게 줄었고 성 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주던 장난감도 대부분 사라지긴 했습니다. 남아용, 여아용으로 구분해서 장난감을 팔던 레고가 2021년부터는 제품 포장에서 성별 표시를 없앴고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던 바비인형 제조사 마텔이 다양한 얼굴과 체형의 바비를 내놓는 것처럼요.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바로 편견과 고정관념을 거부한 소비자들입니다. 우리 모두가 차별적인 시선을 포착하고 거부하는 감시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뉴스쿨 축구대표팀에서 뛸 대표 선수를 추천하는 날입니다. 후보로 다양한 친구들이 거론됐는데요. 평소 축구를 잘 하기로 소문난 지윤이(여), 축구 강국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마르코(남),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최고인 전교 회장 지훈이(남), 이렇게 3명 중 가장 많은 친구들의 추천을 받은 한 사람이 대표팀 선수로 뛰게 된다고 해요. 여러분은 세 사람 중 누구를 추천할 건가요? 축구를 잘 하는 지윤이를 추천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여자아이가 어떻게 축구 선수가 되나’ 하고 의문을 품지 않았나요?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축구를 잘 하니까 마르코도 잘 할 것’이라거나, ‘인기 많은 지훈이가 축구 선수로 적합하다’는 식의 생각을 하진 않았나요? 내 안에 숨어 있는 편견을 하나씩 찾아 스스로에게 고백해볼까요?
제40호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로알드 달 소설, 현대사회 눈높이로 재탄생하다
- LETTER - 이렇게 읽어주세요+뉴스쿨TV
3. VIEW - 이런 것도 편견이야
4. QUIZ
5. WORD&PUZZLE
6. BOOKS - 공주면 어때? 난 치키치키 춤을 출 테야 | 하얀 빛의 수수께끼 | 세상을 아프게 하는 말, 이렇게 바꿔요.
7. WHO -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로알드 달
[초등교과 연계]
국어 3학년 1학기 _ 8단원 의견이 있어요
도덕 3학년 1학기 _ 3단원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길
국어 4학년 2학기 _ 4단원 이야기 속 세상
사회 4학년 1학기 _ 3단원 사회 변화와 문화의 다양성
도덕 4학년 2학기 _ 6단원 함께 꿈꾸는 무지개 세상
국어 5학년 2학기 _ 6단원 타당성을 생각하며 토론해요
국어 6학년 2학기 _ 5단원 글에 담긴 생각과 비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