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리가 간다] 음식값도 비싼데...직원에게 돈을 주라고?

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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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팁(Tip)'이라는 문화가 있어.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나에게 음식을 가져다 준 식당 직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추가로 돈을 주는 문화야. 그런데 이 '팁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고 있대. 식당에서 나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는 직원에게 음식값 외에 추가로 돈을 주도록 요구하는 가게가 있다는데, 이미 음식값을 냈는데 돈을 더 줘야 한다니 조금 낯설긴 해. 대체 어떤 상황일까? 쿨리가 알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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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의 키워드야!

최저임금

Q. 팁을 줘야한다니... 갑자기 왜?

팁은 미국, 유럽 등에서는 아주 흔한 문화야.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후에 나를 위해 음식을 가져다준 직원에게 감사의 뜻으로 식탁 위에 돈을 올려두고 가는 거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일부 가게들이 팁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어. 서울 연남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는 음식을 주문 받을 때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팁 어떠신가요?'라는 문구가 적힌 태블릿PC를 손님에게 보여준대. 손님이 그 화면을 보고 음식값의 5~10% 내에서 직원에게 줄 팁을 정하는 거지.  또 아예 노골적으로 계산대에 '팁 박스'를 놓아두는 곳도 있고, 손님들이 앉아있는 식탁에 '서빙 직원이 친절히 응대했다면 5000원 정도의 팁을 부탁한다'고 적은 안내문을 올려놓은 경우도 있어. 우리나라에도 팁 문화가 서서히 도입되기 시작한 거지.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이 식당은 손님들에게 5000원 안팎의 '팁'을 직원에게 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Q. 팁을 꼭 줘야 하는 거야?

물론 꼭 줘야 하는 건 아니야. 원하지 않으면 거부할 수 있어. 하지만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직원이 바로 앞에 있는데 '주지 않겠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아. 그 직원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애초에 왜 이런 걸 요구하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해. 미국에서는 손님이 팁을 주지 않으면 직원이 "내 서비스에 어떤 문제가 있었냐"고 물어보기도 하거든. 이런 민망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손님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팁을 주는 거야.

Q. 이런 문화가 왜 생긴 거야?

팁은 16~17세기 무렵 유럽의 카페 등에서 빠르게 음식을 받고 싶어하는 손님이 직원에게 웃돈으로 건넨 것이 시작이었대. '나는 돈을 더 줄 테니 음식을 빨리 가져다 주세요' 하고 요청하는 거지. 또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 손님이 직원의 주머니에 슬쩍 넣어준 돈이 팁이 됐다는 얘기도 있어. 이때까지만 해도 팁은 부자들이 사회에 베푼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어.

하지만 팁 문화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오면서 의미가 다소 바뀌었어. 식당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고 대신 손님들에게 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허락한 거지. 그러면 노동자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 테고, 식당 주인은 임금으로 쓸 돈을 아끼면서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어.

Q. 정당한 임금을 주지 않는다니? 그래도 되는 거야?

당시 미국에서는 음식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해주지 않았어. 그래서 식당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당당하게 팁을 요구했어. 노동자들이 생활하는데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도록 가게 주인 뿐만 아니라 손님도 부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지. 지금도 미국에서는 식당 직원 등 서비스 업종의 최저 시급이 2.13달러(2700원)로 무척 낮은 곳이 많아. 이들은 손님의 팁이 없으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서 음식 값의 40%까지 팁을 요구하는 곳도 등장했다고 해. 그래서 팁 때문에 식당에서 쓰는 돈이 너무 많아져 '팁플레이션(팁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이 합쳐진 말)'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야.

Q. 우리나라에서도 팁 문화가 정착할까?

우리나라는 업종에 관계 없이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팁을 주는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 하지만 가게 앞에 '팁 박스'를 놓아두고 '팁을 달라'고 말하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어. 게다가 일부 택시 회사는 2019년부터 택시기사의 서비스가 좋다면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팁을 주는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니지만 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다는 사람들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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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미국처럼 손님들에게 반강제적으로 팁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걸까?
3. 최저임금이 보장된 우리나라에서 팁 문화가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쿨리가 간다X꼬꼬단

✅최저임금: 어떤 노동자가 받아야 할 최저 수준의 임금을 말해. 최저임금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으면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는 처벌을 받아.    

✅생계: 경제적으로 살림을 유지할 방법.

✅울며 겨자먹기: 겨자는 몹시 맵잖아. 맵다고 울면서도 겨자를 먹는다는 말은 싫은 일을 마지못해 한다는 뜻이야.

✅팁플레이션: 봉사료를 뜻하는 '팁'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이 결합된 신조어로 미국 등에서 손님이 식당 직원에게 주는 팁이 급격하게 올라 물가 전체를 끌어올린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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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나는 뉴스쿨의 귀염둥이 리포터 쿨리! 궁금한 것이 있으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디든 달려가 진실을 파헤치는 요리조리 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