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그후...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
[전체공개] 2022년 10월의 마지막 날, 핼러윈데이에 서울에서 벌어진 참변. 우리 어린이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뉴스쿨과 이야기해봐요.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2년 11월 2일에 발행한 제29호 뉴스레터입니다.
어리고 연약하지만 어린이에게도 끔찍한 뉴스를 올바른 방식으로 접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관심과 보호 속에 보다 많은 아이들이 이태원 참사 소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저작권 없이 복제, 전재, 배포를 허용한 콘텐츠입니다.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악몽이 된 핼러윈 축제
2. 뉴스쿨TV- 참사 후 우리의 마음가짐
3. VIEW - 압사 사고 예방하려면
4. 끔찍한 뉴스에 대해 아이와 대화하는 법(부모님과 선생님이 읽어 주세요)
5. 함께 읽어볼 책 -작은 친절, 꽃을 선물할게, 기억을 지워주는 문방구
HEADLINE
시민들까지 구조 나섰지만 참변... 악몽이 된 핼러윈 축제
지난 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동에 10만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평소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은 핼러윈 축제의 대명사로 꼽히는 곳인데요. 3년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되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흥분한 사람들이 모여든 축제는 밤 10시께 악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에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이 한꺼번에 몰렸습니다. 그리고 이내 사람들 사이의 간격이 발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정을 모르는 골목 바깥쪽 사람들은 계속해서 인파를 비집고 들어왔고요. 결국 내리막길의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이 중심을 잃었고 경사진 골목길을 따라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차례로 넘어졌습니다.
이날의 사고로 156명(2022년 11월 1일 오전 11시 기준)이 목숨을 잃었고 151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19일 기준 총 사망자 159명) 사고 직후 신고 접수로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폭 3~4m 수준의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신속하게 대응 하기에는 역부족 이었다고 합니다. 일부 심폐소생술(CPR)이 가능한 시민들까지 구조에 힘을 보탰지만 비극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30일부터 오는 5일 24시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기간에는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간에서 조기를 게양합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은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옷에 리본을 답니다.
뉴스쿨TV
- 쿨리: 쌤, 막다른 골목도 아닌데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까지 잃게 된 건지... 전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 뉴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 대부분은 압사로 목숨을 잃었어. 수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면 서로를 밀어 내는 강한 압력이 생기지. 그런데 가슴 쪽에 감당하기 힘든 압박이 오랜 시간 이어지면 숨을 쉴 수 없게 돼. 특히 사람들이 넘어져 무게가 더해지면서 깔려 있는 사람들은 심각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지.
- 쿨리: 국가 애도기간인 5일까지 우린 뭘 하면 되는 걸까요?
- 뉴쌤: 국가 애도기간은 안타까운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다친 사람들이 빨리 낫기를 바라는 기간이야. 많은 축제와 콘서트가 취소됐고 전 세계에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 쿨리: 그냥 쏟아지는 뉴스를 보고 있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요.
- 뉴쌤: 그렇지 않아. 함께 슬퍼해주고 다친 사람들이 어서 낫기를 기도하는 마음만으로도 사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힘이 될 거야. 무엇보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헛소문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거나 퍼뜨리는 행동, 희생자를 비웃거나 놀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고 수습에 큰 힘을 보태는 거야.
- 쿨리: 8년 전,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 때도 사람들이 슬픔에 잠겼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요. 대부분의 희생자는 20대 누나, 형들이고 10대도 있다고 들었어요.
- 뉴쌤: 트라우마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니? 과거에 있었던 사건. 사고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을 얻은 경우를 말해. 인명피해가 큰 사고는 희생자와 가족이 아닌 사람들까지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하지.
- 쿨리: 트라우마를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뉴쌤: 옛날보다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접하는 일이 쉬워졌어.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마구 퍼져나가면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게 될 거야. 누군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자극적인 영상이나 사진을 보내더라도 보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지도 말자
VIEW
위험이 느껴지면 나가!
좁은 공간에서 양쪽 어깨가 모두 다른 사람과 닿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진다면 위험 신호야. 신체 여러 곳이 다른 사람과 밀착하게 되면 서둘러 자리를 벗어나자. 사람들 속에서 몸이 압박을 느끼기 시작하면 이미 안전을 확보하기가 힘들어진다고 해.
나를 민다고 함께 밀지는 마!
모두가 꼼짝도 할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이 사람으로 가득 차버리면 우리는 서로 밀게 돼. 사람 사이를 비집고 나가고 싶어지니까. 하지만 누군가 앞 사람을 밀면, 앞 사람도 다른 사람을 밀게 되잖아?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서로 강하게 압박을 받아서 무척 위험해져. 특히 누군가 나를 민다고 그 사람을 같이 미는 건 치명적이야. 몸 전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 커지거든. 누가 나를 밀면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게 더욱 안전하다고 해.
넘어지면 머리와 가슴을 지켜
넘어져서 일어날 수 없게 됐다면 머리와 가슴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해. 다른 사람들이 이리저리 밀리다 넘어진 사람을 밟을 수 있거든. 우선 가슴이 눌리지 않게 즉시 옆으로 누워. 또 팔,다리를 몸쪽으로 당겨 웅크리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자.
가슴 앞쪽에 공간을 만들자!
갑자기 사람이 많아져 자리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단 내 가슴 앞에 숨 쉴 공간을 확보해야 돼. 오른쪽 그림처럼 팔짱을 껴. 그리고 가슴 앞쪽에 두자.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다음 서로 반대 팔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거야. 이 동작이 어렵다면 가방이나 인형을 끌어안는 것도 도움이 돼. 참! 가방 같은 물건을 바닥에 두면 넘어지면서 더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우리도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어
숨 쉬기가 어려워진 사람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심폐소생술(CPR) 뿐이야. 심장이 멈추면 우리 몸에서 피가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돼. 그런데 심폐소생술을 하면 심장과 뇌로 다시 피를 보내줄 수 있어. 심폐소생술은 늦어도 심장 박동이 멈춘 지 5분 이내에 해야 돼.
1. 우선 단단하고 평평한 장소를 찾아 환자를 눕혀.
2. 깍지 낀 두 손의 뒤꿈치를 가슴뼈 아래 쪽에 대고 팔을 쭉 펴,
3. 그리고 체중을 실어서 가슴을 힘껏 눌러. 3~5cm 깊이로!
4.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구조대가 올 때까지 지속해.
어린이가 할 수 있을까? 어렵고 무섭게 느껴지지? 하지만 몇 년 전 한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길에서 쓰러진 50대 아저씨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냈대. 정말 대단하지?
▣ 여기를 클릭해 기사를 읽어 봐. 사실 해외에서는 어린이들도 학교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어. 우리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두자.
ZOOM
끔찍한 뉴스에 대해 아이와 대화하는 법
BOOKS
- 작은친절
어제 학교에서 친구 타니샤가 옷에 포도주스를 쏟았어. 친구들은 모두 놀려대기 바빴지. 나는 친절을 베풀고 싶은 마음에 타니샤에게 “보라색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야”라고 말했어. 그런데 타니샤는 그 말이 자신을 놀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나봐. 침울해진 타니샤를 보면서 나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어. 타니샤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이 책을 읽으며 모두가 슬픔에 잠긴 지금, 내가 베풀 수 있는 작은 친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어떨까.
2. 꽃을 선물할게
어느날 아침 무당벌레가 거미줄에 걸렸어. 마침 근처를 지나가는 곰에게 무당벌레는 살려달라고 애원하지. 그런데 곰은 거미줄에 걸린 먹이는 거미 것이 되는 게 자연의 법칙이라면서 무당벌레를 살려주지 않아. 그런데 곰은 같은 날 두번이나 더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를 만나게 돼. 살고 싶은 무당벌레는 이런 저런 전략으로 곰을 구워 삶고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게 돼. 작가는 손끝으로 거미줄을 끊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행동으로도 세상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지었대.
3. 기억을 지워주는 문방구
주인공 미지와 우정이는 아픈 하루를 보내고 기억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 그러다가 뒷골목에 있는 귀신딱지 문방구에 들어가 오늘을 잊는 초콜릿을 먹게 돼. 바람대로 그날의 기억을 잃지만 두 사람은 이내 기억을 잃은 게 아니라 서로의 기억이 뒤바뀐 거라는 사실을 알게 돼, 힘들고 아파서 기억을 지우려했던 두 사람은 무조건 잊는 것은 상처를 낫게 하기는커녕 곪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상처의 아픔을 피하지않고 부딪히고 극복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