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4년 4월 19일에 발행한 제94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마흔 살 짜파게티 세계인 입맛까지 사로잡다
  2. 뉴스쿨TV - 우리를 즐겁게 하는 다섯 가지 맛과 한 가지 고통?!
  3. PLAY - 최고의 짜파게티 요리사 찾기 선발대회
  4. BOOKCLUB - 책으로 만나는 맛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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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짜파게티 싫어하는 친구 있어? 나는 한 번도 짜파게티를 싫어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는데...쿨리는 짜파게티를 아주 좋아해. 쿨리의 부모님은 한 달에 한 번씩 숙제도 잘하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상으로 짜파게티를 만들어 주실 정도야. 도대체 짜파게티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위대한(?) 음식을 만든 걸까? 오늘은 쿨리가 '짜파게티의 진짜 요리사'를 찾아서 알려줄게!

마흔 살 짜파게티

세계인 입맛까지 휘감다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짜장 라면을 만들어라!"
40년 전 국내 식품 기업 농심에서는 비밀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신춘호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잘 비빌 수 있고, 진짜 짜장면만큼 맛있는 인스턴트 짜장면'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짜장면은 서민들이 특별한 날에 먹는 귀한 음식이었어요. 생일, 졸업식 등을 기념해 온 가족이 함께 중국 음식점에 들러 짜장면을 먹었죠. 당시 짜장면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었지만 다소 비싸서 자주 먹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1970년대부터 집에서 쉽게 끓여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짜장 라면을 앞다투어 내놨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짜장 라면은 잘 비벼지지 않고, 진짜 짜장면만큼 맛있지도 않았어요.

진짜 짜장면 뛰어넘는 짜장 라면의 탄생

신춘호 회장과 농심의 직원들은 오랜 기간 진짜 짜장면만큼 맛있는 짜장라면 만들기에 몰두했습니다. 전국의 모든 중국집을 찾아다니며 그 맛을 짜장 라면에 담아보려 안간힘을 썼죠. 그리고 1984년 3월 19일,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합성한, '짜파게티'라는 귀에 착 감기는 이름의 짜장 라면이 탄생했습니다.

짜파게티는 고운 가루 형태의 자장 소스와 익힌 면을 함께 비벼 먹는 인스턴트 짜장 라면입니다. 중국의 춘장에 달콤한 맛을 더해 라면처럼 맵지도 않고 단맛과 짠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매운 라면을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처음 출시 되었을 때 짜파게티의 가격은 200원으로 150원 정도였던 다른 짜장라면에 비해 다소 비쌌어요. 하지만 음식점에서 파는 짜장면보다는 훨씬 싸서 온 가족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렇게 짜파게티는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40년이 흐른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짜파게티를 즐겼을까요? 농심에 따르면 첫 출시 이후로 짜파게티는 전 세계에서 91억 개가 판매됐다고 합니다. 짜파게티 면으로 지구를 43바퀴 감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라고 해요. 서민의 음식으로 꾸준히 사랑 받던 짜파게티가 본격적으로 국민 라면의 반열에 오르게 된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2013년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인데요. 연예인 아빠와 자녀가 함께 여행을 가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짜파게티와 또 다른 농심의 라면 '너구리'를 섞어 먹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출연자들이 무척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 덕분에, '짜파구리'라고 불리는 이 조리법은 고유명사가 되어 짜파게티의 제2의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나만의 짜파게티' 만드는 재미도 쏠쏠

2020년에 짜파게티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진출하며 세 번째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영화 '기생충' 덕분인데요. 이 영화에도 배우들이 '짜파구리'를 먹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에서 최고 상을 받으면서 짜파구리는 이제 '한국인의 입맛'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됩니다. 짜파게티는 다른 한국 음식과 달리 맵지도 않아 해외에서 인기를 얻기에 충분했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짜파게티를 만들어 먹는 모습을 인증하기 시작했고, 세계 곳곳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어요.
지금 짜파게티는 전 세계에 '모디슈머' 열풍을 일으키며 더 많은 나라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모디슈머는 영어 단어 '개조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음식의 정해진 조리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변형해서 먹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이 개발해 낸 짜파게티 조리법은 1만 가지가 넘는다고 해요. 짜파게티의 초기 TV 광고에서는 한 아빠가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고 말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요. 이제는 한국의 아빠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짜파게티 요리사를 자처하고 있는 셈입니다. 덕분에 짜파게티는 칠레, 바레인, 팔라우, 수단 등 전 세계 70여개 국가로 수출되며 '음식 한류'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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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농심은 왜 인스턴트 짜장면을 만들려고 한 걸까?
3. 해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짜파게티를 알게 되었을까?

💡
짜파게티는 쿨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야.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라고 하면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야. 그런데 짜파게티를 왜 좋아하느냐고, 심지어 짜파게티 맛을 모르는 사람이 짜파게티는 어떤 맛이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미식가들이 맛을 표현하는 걸 보면 먹어보지 않은 음식도 어떤 맛일지 상상이 될 정도로 구체적이더라. 맛있다고 하는 것 이상으로 잘 표현하고 싶은데 뭐라고 하면 좋을까? 뉴쌤께 여쭤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