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신설·증원 규모 ‘갑론을박’…취약지 의료 충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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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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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의과대학 정원 | 증원 | 필수의료 | 의료취약지


의대 신설·증원 규모 ‘갑론을박’…취약지 의료 충원 ‘한목소리’


정부가 2006년부터 18년째 연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부와 국민의힘 관계자 말을 16일 종합하면, 우선 2025학년도에 의대 신입생을 1000여명 더 선발한 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만료(2027년 5월) 이전에 확정되는 2028학년도까지 이렇게 늘어난 정원을 유지하거나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늘려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선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반발을 비롯해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우선 보건복지부가 구체적인 규모를 확정해 내년 4월까지 교육부에 통보해야 한다. 늘어난 정원을 어느 대학에 할당할지, 추가 양성한 의사를 어떻게 비수도권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에 안착시킬지도 숙제다.

■ ①몇명 늘려야 충분할까?

전문가들은 의대 정원을 연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의대 정원을 해마다 1000여명씩 늘리고, 이렇게 선발한 신입생이 전문의가 되는 10여년 뒤 의사 수요를 추계해 정원을 재조정하자”고 제안했다. 대학이 가르칠 수 있는 학생 수를 갑자기 늘리긴 어려우니 정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년 정원보다 5%씩 늘리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이렇게 되면 2025학년엔 3058명에서 3211명이 되고, 2030학년도엔 4000여명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권 연구위원은 6월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의사 인력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2019년) 의사 1인당 업무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구가 최대치일 것으로 전망되는 2050년 2만2000명 이상의 의사(한의사·치과의사 제외)가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 ②의대 신설? 기존 의대 증원?

국립대학병원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에선 인근 국립대에 의대를 신설해달라는 요구가 많다. 국립대 졸업생이 지역에서 의사로 활동하면 건강관리와 거주 여건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보건경제학)는 “경북 북부나 섬이 많은 전남·충남 지역 국립대에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며 “그 지역 지방의료원을 (의대) 부속병원으로 두면 의료서비스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정부는 정원 50명 미만인 군소 의대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개설 기준인 20개 이상 진료과목을 교육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 수와 교수진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부 내부 문건인 ‘의사 인력 참고자료’를 보면, 전국 40개 의대 평균 정원은 76.5명이었으며 그중 17곳(42.5%) 정원은 50명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독일의 경우 38개 의대 평균 정원은 248.9명(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약 3.3배였으며, 모든 의대 정원이 50명을 넘었다. 미국(146.2명), 오스트레일리아(183.1명), 영국(205.7명, 이상 2020년 기준) 등 각 선진국 의대 평균 정원도 한국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질의 의대 교육을 위해서는 학년별로 학생 100명이 확보돼야 하며, 소규모 의대를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 ③취약지·필수의료 의사 늘리려면?

무엇보다 추가 양성된 의사들이 지금처럼 수도권, 인기 과목에 쏠리지 않게 할 대책 마련이 중요하지만,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이외 지역 의대가 신입생을 선발할 때 해당 지역 고등학교 졸업자를 일정 비율 이상 뽑도록 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 연구위원은 “거주 지역 의대 진학자가 그 지역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비율이 (타지 출신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의대 설립 등 새로운 의사 양성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7월 공공의대 졸업자가 의사 면허를 딴 뒤 10년간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 일하도록 하자는 ‘공공의대 및 공공의전원 설립·운영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겨레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한겨레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한겨레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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