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디지털 쉼표가 필요해요 | 제121호
스마트폰, 미래의 교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걷어가는 것은 인권 침해가 아니다.”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가 일과 시간에 휴대폰을 가져가 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한 고등학생에게 이같이 답변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나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기관이에요. 인권위는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면 그 문제가 인권 침해인지 아닌지 판단해요. 이 판단은 우리나라에서 각종 인권 관련 갈등이 발생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인권위는 지난 2014년 이후 줄곧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것은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지켜 왔어요. 그런데 10년 만에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은 겁니다.
하루에 5시간 스마트폰...우울증과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
이처럼 인권위의 생각이 바뀐 이유는 지난 10년간 스마트폰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과 일상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재엽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2024 청소년 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4.9시간입니다. 지난 2014년 실태조사에서는 2.4시간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루에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 청소년들은 우울증과 수면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에 시달립니다. 또한 책을 읽거나 학습을 해야 할 시간에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오랜 시간 사용한 탓에 학습 부진을 겪기도 하죠. 세계보건기구(WHO)는 "스마트폰은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해친다, 담배 규제처럼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근 많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어요.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도박, 마약, 음란물 등의 유해 정보를 접합니다. 지난 8월 기준 도박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청소년의 수는 3년 전에 비해 5배 늘었고, 학교 내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학생은 536명으로 2년 전에 비해 10배 늘었습니다.
스마트폰 금지하는 전 세계...'기본권 침해' 반대 의견도 있어
이런 이유로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막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부터 공립 초•중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어요. 네덜란드는 이미 일부 초등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태블릿PC와 스마트 워치 사용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2025년부터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완전히 금지할 계획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 정책에 '디지털 쉼표'라는 이름을 붙이고 “지금은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스마트폰 때문에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학교 내 스마트폰 금지'를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 학교가 스마트폰을 걷어가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죠. 또한 개인의 물건인 휴대전화를 학교가 걷어간 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건 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인권위는 왜 지난 10년간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막는 것을 인권침해라고 했을까?
3. 프랑스가 새로 마련한 정책에 붙인 '디지털 쉼표'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일까?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교실에서 스마트폰이 사라진다?!
- 뉴스쿨TV -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우린 어떻게 살았을까?
- QUIZ
- PLAY - 뉴스쿨배 토론대회: 스마트폰 학교에서 금지해? 말아?
- BOOKCLUB - 스마트폰에 빠진 친구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교과 연계]
3학년 1학기 사회 3. 교통과 통신 수단의 변화
5학년 2학기 국어-나 6. 타당성을 생각하며 토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