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 제126호
한밤중 위협 받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난 4일 새벽 1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사는 ◯◯씨는 갑자기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창문을 열었습니다. 창 밖을 보니 여러 대의 헬기가 분주하게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헬기가 향한 곳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같은 시각, 무장을 한 군인들은 국회의사당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먼저 도착한 시민들이 군인들을 막아섰지만, 280여 명의 군인들은 유리창을 깨고 국회의사당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당시 국회의사당 안에는 총 300명의 국회의원 중 190명의 의원들이 모여 투표를 하고 있었어요. 대통령에게 "계엄을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투표였는데요. 투표 결과 참석한 국회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어요. 그렇게 2024년 12월 3일 이뤄진, 대한민국 역사상 17번째 계엄 선포는 6시간 만에 끝이 났습니다.
투표 후 군인들은 돌아갔지만 수많은 시민들은 한밤중에 느닷없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제한하는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분노했어요. 대체 계엄이 무엇이길래 이런 소란이 벌어진 걸까요?
전쟁도 아닌데...대통령의 난데없는 '계엄' 선포
지난 3일 밤 10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어요. 계엄은 전쟁, 재난과 같은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이 입법부인 국회의 동의 아래 선포하는 것입니다. 계엄이 시작되면 대통령이 임명한 계엄사령관이 행정권과 사법권을 행사하죠. 우리나라의 헌법 77조 1항은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군사상 필요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계엄이 시작되면 정부는 비상시에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어요. 언론이나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며 기자들의 취재와 보도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법원의 허락 없이 사람들을 체포하여 벌을 줄 수 있고, 집회와 시위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아무렇게나 계엄을 선언할 수 없어요. 지금까지는 한국전쟁, 군사 정변, 대통령 암살 등 모두 우리나라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엄청난 사건이 있을 때 계엄이 선포됐어요.
계엄 막았지만...'불안한 나라' 낙인 찍힌 한국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가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갑자기 계엄을 선포했어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국회에 동의를 구했는데, 국회가 동의해 주지 않았다는 건데요. 국회의원들은 국회와 대통령의 갈등은 계엄을 선언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즉시 계엄 해제를 요구한 겁니다.
국회는 계엄을 중단하게 하는 '해제 요구의 권리'를 갖고 있어요. 일정 수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해제를 요구하면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회의 해제 요구를 받아들였고, 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습니다. 민주주의를 통해 한 지도자의 잘못된 행동을 막아낸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닙니다. 많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으로 대한민국을 '불안한 나라'로 낙인 찍었어요. 세계 각국은 지금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함부로 권한을 휘둘러 국민의 자유를 빼앗으려고 한 대통령의 미래도 불투명해졌습니다. 국회의원들은 7일 저녁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지 결정하는 투표를 할 예정입니다. 탄핵은 법을 어긴 고위 공무원의 자격을 빼앗는 것을 말하는데요. 300명의 국회의원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받게 됩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계엄과 같은 제도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3.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이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한밤중 위협받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 뉴스쿨TV - 계엄을 헌법에서 보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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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연계]
6학년 1학기 사회 1. 우리나라의 정치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