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가 된 배달 앱 | 제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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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북

뜨거운 감자가 된 배달 앱 | 제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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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쿨러 친구들의 가족은 한 달에 몇 번이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어? 사실 쿨리는 엄청 많이 시켜 먹어. 피자, 치킨, 햄버거... 배달 앱에는 없는 게 없거든. 그런데 요즘 쿨리는 아빠와 함께 음식을 주문한 후 직접 가지러 가는 게 일상이 되고 있어. 이런 걸 포장 주문이라고 해. 배달 음식은 시킬 때마다 배달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포장 주문을 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거든. 그런데... 7월부터는 일부 가게부터 포장 주문을 할 때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해. 아빠는 우리가 내는 건 아니니 괜찮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우리가 안 내면 도대체 누가 돈을 낸다는 거지? 쿨리가 알아볼게.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기동(가명) 씨의 가게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배달 주문이 들어옵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는데요. 주문이 들어오면 김 씨의 전화기에선 바로 알림이 울립니다. 김 씨가 신속하게 음식을 조리하는 동안 배달 앱은 가까운 곳에 있는 배달 기사를 찾기 시작합니다. 배정된 배달 기사는 가게에서 음식을 가져다 고객들에게 배달해주죠.

요즘은 포장 주문을 하고 직접 가게에 음식을 가지러 가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내야 하는 배달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입니다.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뿐 아니라 김 씨도 함께 나눠서 내야 하지만 포장 주문은 배달 앱을 통해 결제해도 아무도 수수료를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 씨는 불편을 무릅쓰고 음식을 직접 가지러 오는 고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곤 합니다.

'배달 없는' 포장 주문도 수수료...반발하는 자영업자들  

그런데 최근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7월 1일부터 포장 주문에 대해 6.8%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포장 주문을 할 때 수수료를 내지 않지만, 자영업자들은 앞으로 1만원 어치 음식을 포장 주문으로 팔면 680원을 배민에 음식 주문을 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수수료는 서비스 이용료인데요. 배민은 포장 주문도 앱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음식 주문을 중개해준 대가로 음식점이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배민은 2020년부터 포장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3년 넘게 수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포장 주문 수수료를 받으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모두가 일상을 되찾으면서 배달보다 포장 주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면서 더 이상 유료화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배달 서비스가 없는데도 수수료를 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이들은 또 "원재료값과 인건비, 임대료 등이 모두 올라 수익이 크게 줄었는데 포장 수수료까지 내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며 "결국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요.

불만 쌓여도 벗어날 수 없는 플랫폼

포장 주문도 앱을 사용한 것이니 그에 따른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은 어찌 보면 타당합니다. 그런데도 자영업자들이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진 자영업자와 배달 플랫폼 기업 사이의 갈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사실 배달 앱이 등장하기 전 소비자들은 일일이 가게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해야 했어요. 가게의 메뉴와 배달 가능 여부도 전화를 통해 확인해야 했죠. 배달 앱이 등장한 이후 이같은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사라졌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배달 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는 세상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자영업자들도 이러한 변화가 좋았어요. 처음 가게를 차린 후 지역 주민들에게 손쉽게 가게를 알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배달 기사를 일일이 고용하지 않아도 비교적 먼 지역에 음식을 팔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배달 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내야 하는 비용이 많아졌어요. 광고비가 대표적입니다. 우리가 배달 앱을 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가게들이 있는데요. 이렇게 앱에서 눈에 띄는 자리에 배치 되려면 다른 경쟁 가게보다 더 많은 광고비를 내야 합니다.

이런 일은 배달뿐 아니라 택시, 호텔, 세탁, 교통 등을 서비스하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일부 업계에서는 자영업자들을 두 번 울리는 부당한 일이 발생합니다. 예컨대 택시 앱을 운영하는 카카오 모빌리티는 가맹 계약을 맺은 택시에만 손님을 몰아줘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어요. 이 경우 계약을 맺지 않은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태울 기회가 줄고 수입도 줄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도 자영업자들은 플랫폼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플랫폼 밖에서는 사실상 돈을 벌기가 불가능한 환경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
++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배달의민족과 같은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3. 포장 수수료 논란을 살펴보고 '배달의민족'과 '자영업자' 중 어느쪽의 의견이 더 타당한지 생각해보자.
뜨거운 감자가 된 배달 앱 수수료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4년 6월 14일에 발행한 제102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HEADLINE - 삶의 질 높여준 플랫폼? 골칫덩이가 된 플랫폼? 뉴스쿨TV - ‘배달의민족’을 왜 플랫폼이라고 부를까?PLAY - 우리 가족 플랫폼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BOOKCLUB - 플랫폼을 둘러싼 더 많은 이야기 🏍️한 달에 몇 번이나
‘배달의민족’을 왜 플랫폼이라고 부를까?
🛵요즘 우리가 많이 쓰는 대부분의 온라인 서비스는 플랫폼이라고 하던데 플랫폼이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어. 사전에 찾아봤더니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래. 그럼 지하철역이나 기차역의 승강장을 말하는 거잖아.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앱을 왜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거지? 뉴쌤께 여쭤봐야겠어. 쿨리 : 쌤, 요즘 뉴스를 보면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플랫폼이라는 게 정확히 뭘까요?
[북클럽]플랫폼을 둘러싼 더 많은 이야기
📖이번 주 뉴스쿨에서 배운 ‘플랫폼’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플랫폼을 이해하려면, 노동과 생산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업이나 가게가 만든 물건이 소비자인 우리에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오는지 모두 알아야 하거든. 플랫폼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삶의 질 높여준 플랫폼? 골칫덩이가 된 플랫폼?  
  2. 뉴스쿨TV - '배달의민족'을 왜 플랫폼이라고 부를까?
  3. QUIZ
  4. PLAY - 우리 가족 플랫폼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5. BOOKCLUB - 플랫폼을 둘러싼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