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초콜릿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5년 2월 14일에 발행한 제135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달콤한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의 씁쓸한 비밀
  2. 뉴스쿨TV - '쿨리의 초콜릿 공장'을 통해 알아본 생산과 교류
  3. PLAY - 토니스 초코론리에 물어봐!
  4. BOOKCLUB - 초콜릿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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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은 밸런타인 데이야. 올해는 어떤 초콜릿을 먹을까? 생각만 해도 기대가 돼.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이 어쩌면 나와 같은 나이의 친구가 혹독한 노예 노동에 시달리면서 생산한 코코아로 만든 초콜릿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어? 그럴 리가 없다고? 쿨리가 달콤한 초콜릿의 씁쓸한 비밀을 지금부터 알려줄게. 

달콤한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의 씁쓸한 비밀

2021년 초콜릿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 허쉬는 서아프리카 말리 어린이 8명으로부터 소송을 당했습니다. 어린이들은 모두 16살도 안 된 나이에, 아무것도 모른 채 코트디부아르라는 나라의 카카오 농장에 끌려갔다고 주장했는데요. 그곳에서 보호장구 하나 없이 살충제에 노출된 채로 위험한 노예 노동에 시달렸다고 해요. 그런데도 어린이들은 임금을 제대로 받지도 못했고, 제때 끼니를 챙겨먹지도 못했습니다. 허쉬만 소송을 당한 건 아닙니다. 어린이들은 네슬레, 카길, 몬델레스 등 글로벌 식품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어요. 모두 스위스, 미국 등에 있는 거대 기업들이었죠.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겪은 끔찍한 노예 노동이 대관절 글로벌 기업과 무슨 관계가 있길래 아이들은 이런 소송을 벌인 걸까요?

달콤한 초콜릿 원산지에서 벌어진 끔찍한 아동노동

어린이들이 일했던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입니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죠. 코코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카카오 나무는 덥고 습한 열대 기후에서 잘 자랍니다. 코트디부아르는 적도 근처에 있어 연평균 기온이 25~27도 정도이고 비도 자주 와서 카카오 나무가 성장하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가난한 나라인 코트디부아르는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코코아 수출에 의존합니다.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카카오 농사를 짓고 가공하는 일에 종사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코코아 생산량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죠. 코트디부아르의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농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무척 낮다고 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코코아는 허쉬 같은 글로벌 기업에 판매됩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초콜릿의 대부분은 이런 기업들이 코트디부아르에서 공급받은 코코아를 다른 재료와 섞어 만들어요. 코트디부아르는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코코아를 생산하기 위해 주변 아프리카 국가의 어린이들을 인신매매해 노동에 투입하기까지 합니다.  5~11세 밖에 되지 않은 어린이들은 독한 살충제 냄새를 맡으며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합니다. 구타를 당하기도 하고요. 코코아 농장의 아동 노동은 코트디부아르에서 가장 심각하지만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의 많은 카카오 농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동노동 그만! 공정한 초콜릿 만드는 기업 등장

서아프리카 카카오 농장의 아동 노동 현실은 2001년께 세계에 알려졌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150만 명 가량의 어린이들이 노예 노동에 시달리고 있어요. 8명의 말리 어린이들이 네슬레 등 글로벌 초콜릿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입니다. 어린이들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끔찍한 현실을 외면한 채 계속해서 코트디부아르에서 코코아를 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이 노예노동이 벌어지는 농장에서 코코아를 수입하지 않는다면 코코아 농장의 어린이 인신매매도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죠.  

끔찍한 노예노동이 폭로되면서 전 세계에는 '공정 무역 초콜릿' 기업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글로벌 기업은 중간 상인을 두고 카카오 농장에서 코코아를 구입합니다. 하지만 공정무역 기업은 중간 상인 없이 직접 농장과 거래하죠. 중간상인이 가져가야 할 돈을 그만큼 농부가 가질 수 있어서 농부의 수익은 늘어나게 됩니다.

대신 공정무역 초콜릿에 들어갈 카카오는 일정 조건에 따라 생산돼야 합니다. 아동을 카카오 생산에 동원하지 않아야 하고 환경을 파괴해서도 안 돼요. 토니스 초코론리 등 많은 기업이 이같은 공정한 방식으로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어요.

물론 한계는 있습니다. 공정무역 초콜릿을 생산하는 기업은 대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초콜릿 가격을 낮추기 어렵습니다. 초콜릿을 대량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 토니스 초코론리처럼 공정한 방법으로 생산된 카카오 농장과 거래를 늘려 나간다면 초콜릿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거예요. 달콤한 초콜릿을 씁쓸하지 않게,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이제 대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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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네슬레와 같은 거대 초콜릿 기업은 왜 공정무역 초콜릿 기업처럼 행동하지 않는 걸까?
3. 초콜릿을 좀 더 공정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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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제대로 뛰어놀기는커녕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카카오 농장에서 고된 일을 한다니... 한 편으로는 아이들이 너무나 안타까운데, 또 한 편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어. 어째서 가나, 코트디부아르처럼 카카오 농사를 많이 짓는 나라에선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팔지 않았던 걸까? 뉴쌤께 여쭤 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