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밤, 잠들지 못하는 지구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5년 6월 27일에 발행한 제154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한라산 밝힐 42개 가로등, 동물들의 밤잠을 깨운다?
- 뉴스쿨TV - 햇빛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 PLAY - 한라산 노루를 지켜주세요
- BOOKCLUB - 빛공해, 그리고 빛
한라산 도로 밝힐 42개 가로등
동물들의 밤잠을 깨운다고?
제주 한라산 서쪽을 지나는 1100도로는 길이 약 37.8km에 이르는 산간도로입니다. 차를 타고 달리며 한라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꼽히죠. 그런데 이곳에선 사고가 자주 일어납니다. 겨울철에는 얼어붙은 도로에서 자동차나 사람이 미끄러지기 일쑤이고 도로를 건너던 야생동물과 자동차가 부딪치는 야간 로드킬 사고도 빈번합니다.
제주 도로 밝히는 가로등 42개가 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주도는 2026년부터 약 3억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산간 도로인 1100도로와 516도로 일대에 가로등 42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어두운 도로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줄이고, 야간 등산객이나 차량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시행 전부터 시민단체와 생태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로 ‘빛 공해’ 때문입니다.
빛 공해는 밤에도 지나치게 밝은 인공조명을 사용해 사람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한라산에는 다양한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그 중 많은 종이 야행성입니다. 이들은 어둠을 활용해 사냥을 하거나 번식 시기를 조절합니다. 그런데 인공조명으로 캄캄한 밤이 사라지면, 이들은 생체 리듬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실제로 일부 동물은 번식이 어려워졌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개체 수 감소나 종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식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식물은 낮과 밤의 주기를 인식해 성장하는데, 밤에도 불빛이 계속 켜져 있으면 밤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 수분 활동에 문제가 생기고, 열매를 맺는 능력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잠'까지 방해...별 관측도 어려워
빛공해는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밤에도 밝은 환경에 노출되면 인간의 뇌는 이 시간을 ‘낮’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충분한 잠을 잘 수 없게 수면을 방해하고, 우울감,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나친 빛공해가 인간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입니다.
가로등에서 나오는 빛은 밤하늘의 별 관측에도 방해가 됩니다. 이는 ‘산란광’이라 불리는 현상으로, 조명 빛이 대기 중 먼지에 반사돼 하늘로 퍼지면서 밤하늘을 밝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주에서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별 관찰이 가능한 지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일반 가로등 대신 친환경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고,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해 숲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여전합니다. 조도를 낮추더라도 빛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생태계에는 여전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1100도로에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따져보자.
3. 우리 주변에선 어떤 빛공해가 발생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