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에 강릉이 메마른다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5년 9월 12일에 발행한 제165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말라붙은 저수지, 야속한 하늘...지금 강릉에는 '물'이 필요해요
- 뉴스쿨TV - 우리동네 수돗물을 강릉에 보내줄 방법은 없을까?
- PLAY - 물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 BOOKCLUB -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 이야기
말라붙은 저수지, 야속한 하늘
지금 강릉에는 '물'이 필요해요
강원도 강릉시를 가로지르는 남대천 상류의 오봉저수지. 강릉 시민들이 먹는 물의 87%를 책임지는 이곳은 최근 물속에 잠겨 있던 나무와 돌이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메마르고 있습니다. 올 4월 91%에 달했던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지난 11일 기준 11.8%로 주저앉았습니다. 앞으로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4주 안에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전망도 나왔습니다. 현재 오봉저수지의 수위는 99.1m로 정상적인 식수 공급이 가능한 한계선인 ‘사수위’까지는 7m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사수 아래의 물은 이미 부패가 심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자 시내 곳곳에서는 급수차가 동원되었습니다. 학교 운동장과 아파트 단지 앞에선 시민들이 한낮의 땡볕 아래서 페트병과 양동이 등을 들고 나와 물을 받았습니다.
바닥 드러난 저수지...댐을 열어라
오봉저수지가 말라버린 이유는 극심한 가뭄 때문입니다. 올해 1~8월 사이 강릉시의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강수량은 234.9㎜로 평년의 48.3%에 그쳤습니다. 연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6~8월에도 강수량은 198.9㎜로 평년의 28%에 머물렀습니다. 올해 내내 제대로 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셈입니다.
강릉 지역 가뭄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태풍과 장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비가 제때 내리지 않았고, 폭염과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됐습니다. 산악 지형이 많고 경사가 급한 강릉은 지형적 특성상 비가 내려도 금세 바다로 흘러가는 구조라 다른 지역보다 물을 저장하기 어렵습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큰 강도 없어 상수원 의존도가 높죠. 게다가 저수지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수지가 말라버리면 도시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부와 강릉시는 결국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창 도암댐의 물을 24년 만에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암댐은 원래 전력 생산을 위해 건설된 댐으로, 2001년 수질 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류가 전면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줄곧 ‘죽은 물’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는데요. 최근 환경부 조사에서 정수 처리를 거치면 생활용수로 사용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9월 20일 전후로 물길을 다시 열기로 했습니다. 다만 일정기간 시험 방류를 하며 하루 1만 톤씩 물을 공급한다는 방침입니다.
수질 괜찮을까?...1만 톤씩 조심조심 방류
그러나 도암댐 방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루 1만 톤이라는 공급량이 강릉의 하루 필요량인 8만 톤에 크게 못 미쳐, 임시변통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수질 우려가 큽니다. 과거 도암댐 물에서 다이옥신 등 오염 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강릉 시민들은 물론 인근 정선·영월 주민들도 이번 방류가 강릉의 젖줄인 남대천의 수질을 악화하고 인근 지역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도암댐 방류 외에 단수 위기를 조금이라도 늦출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강릉시는 시민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시험 방류 기간에 수질 문제가 조금이라도 불거진다면 즉시 방류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가뭄이 길어지면 먹을 물이 부족해지는 것 외에 또 어떤 문제가 생길까?
3. 강릉의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