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비웃는 아이들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3년 11월 24일에 발행한 제75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차 훔치고, 친구 때리고... 죄 짓고도 당당한 10대들
  2. 뉴스쿨TV - 학폭 저지른 친구에게 복수했다면, 범죄일까?
  3. PLAY - 촉법소년, 나는 ○○한다!
  4. BOOKCLUB - '법잘알' 어린이가 되고 싶다면 읽어볼 책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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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촉법소년'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어. 나이가 너무 어리면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제도라고 해. 그런데 요즘 이 촉법소년이라는 제도를 악용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해. 법에 어긋나는, 나쁜 행동을 하고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거야. 어째서 법은 이런 아이들까지 보호하려고 하는 걸까? 쿨리가 취재한 이야기를 들어봐!

차 훔치고, 친구 때리고... ‌‌

죄 짓고도 당당한 10대들

지난 9월 30일 밤 제주도의 한 도로에서는 때아닌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쫓고 있었는데요. 차 안의 운전자는 만 13세 김민석(가명) 군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운전면허를 취득 수 있어요. 그러니까 김 군은 사건 당시 면허가 없는 상태였죠. 게다가 김 군은 이 차를 노형동의 한 주택가에서 훔쳤다고 해요. 신고를 받은 경찰은 무면허와 절도, 두 가지 죄를 지은 김 군을 뒤쫓았는데요. 김 군은 경찰이 자신을 쫓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시속 100km로 달리며 위험천만한 운전을 이어갔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김 군의 범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 군은 지난 10월 1일 제주시 외도동의 한 주택가에서 차량을 털다 붙잡혔습니다. 또 이달 4일에는 키가 꽂힌 채 주차 중인 승용차를 훔쳐 몰고 다니기도 했죠. 결국 경찰은 지난 7일 제주시의 한 PC방에서 김 군을 붙잡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김 군은 최근 두 달간 절도 15건을 포함해 총 30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요. 경찰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김 군을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보냈습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감옥도, 법원도 아닙니다. 잘못을 저지른 미성년자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곳이죠.

"처벌 안 받는다" 마구 범죄 저지르는 촉법소년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무면허 운전을 하다 붙잡힌 김 군이 어떻게 이틀 뒤에 또 다시 절도를 할 수 있었을까요? 처벌은 제대로 받은 걸까요? 사실 김 군은 경찰에게 붙잡힌 두 번 모두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김 군이 촉법소년이기 때문입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대신 촉법소년이 죄를 반성하고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가정 환경, 학교 생활 등에서 청소년이 나쁜 행동을 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고 고칠 방법을 찾아가는 거죠.

하지만 최근 들어 청소년들이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을 악용해 범죄를 반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지난 4월 인천에서는 10대 청소년 3명이 약 30분간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을 마구 때리고 협박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사과를 하라는 피해자에게 "우리는 촉법소년이라 처벌 받지 않는다"며 당당하게 굴었습니다. 실제로 이들 역시 김 군처럼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촉법소년의 수는 2018년 7364명에서 2022년 1만6435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절도, 폭력 등 중대한 범죄도 크게 늘고 있어요.

"촉법소년 연령 낮추자" 주장 힘 실려

10대들의 범죄가 크게 늘면서 촉법소년의 최대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창문 밖으로 집어던진 돌에 지나가던 70대 노인이 맞아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는데요. 이 학생의 경우 촉법소년의 나이보다도 어린 10세 미만이기 때문에 보호처분도 받지 않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살인과 같은 강력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나이와 관계 없이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성숙하지 않은 어린이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벌을 주기보단 반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
++생각 더하기++
1. 오늘 기사에서 전하려는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촉법소년 김 군이 두 달간 30여 건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3. 촉법소년의 최저연령을 만 10세로 정한 근거는 무엇일까?

😶
한 초등학생 아이가 아파트 창밖으로 돌을 집어던졌는데, 글쎄 한 할아버지가 그 돌에 맞아 돌아가셨대. 너무 큰 잘못이지만 이 아이는 아무런 벌도 받지 않는다고 해. 우리나라에는 나이가 어린 사람은 큰 잘못을 해도 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어. 도대체 이런 법은 누가 만든 것이길래, 범죄를 저지르고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벌을 받지 않게 만든 건지 말이야. 뉴쌤은 답을 알고 계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