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비웃는 아이들 | 제75호
법을 비웃는 아이들 | 제75호
디지털북

법을 비웃는 아이들 | 제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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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촉법소년'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어. 나이가 너무 어리면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제도라고 해. 그런데 요즘 이 촉법소년이라는 제도를 악용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해. 법에 어긋나는, 나쁜 행동을 하고도 반성조차 하지 않는 거야. 어째서 법은 이런 아이들까지 보호하려고 하는 걸까? 쿨리가 취재한 이야기를 들어봐!

차 훔치고, 친구 때리고... ‌‌

죄 짓고도 당당한 10대들

지난 9월 30일 밤 제주도의 한 도로에서는 때아닌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쫓고 있었는데요. 차 안의 운전자는 만 13세 김민석(가명) 군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운전면허를 취득 수 있어요. 그러니까 김 군은 사건 당시 면허가 없는 상태였죠. 게다가 김 군은 이 차를 노형동의 한 주택가에서 훔쳤다고 해요. 신고를 받은 경찰은 무면허와 절도, 두 가지 죄를 지은 김 군을 뒤쫓았는데요. 김 군은 경찰이 자신을 쫓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시속 100km로 달리며 위험천만한 운전을 이어갔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김 군의 범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 군은 지난 10월 1일 제주시 외도동의 한 주택가에서 차량을 털다 붙잡혔습니다. 또 이달 4일에는 키가 꽂힌 채 주차 중인 승용차를 훔쳐 몰고 다니기도 했죠. 결국 경찰은 지난 7일 제주시의 한 PC방에서 김 군을 붙잡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김 군은 최근 두 달간 절도 15건을 포함해 총 30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요. 경찰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김 군을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보냈습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감옥도, 법원도 아닙니다. 잘못을 저지른 미성년자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곳이죠.

"처벌 안 받는다" 마구 범죄 저지르는 촉법소년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무면허 운전을 하다 붙잡힌 김 군이 어떻게 이틀 뒤에 또 다시 절도를 할 수 있었을까요? 처벌은 제대로 받은 걸까요? 사실 김 군은 경찰에게 붙잡힌 두 번 모두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김 군이 촉법소년이기 때문입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대신 촉법소년이 죄를 반성하고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가정 환경, 학교 생활 등에서 청소년이 나쁜 행동을 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고 고칠 방법을 찾아가는 거죠.

하지만 최근 들어 청소년들이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을 악용해 범죄를 반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지난 4월 인천에서는 10대 청소년 3명이 약 30분간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을 마구 때리고 협박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사과를 하라는 피해자에게 "우리는 촉법소년이라 처벌 받지 않는다"며 당당하게 굴었습니다. 실제로 이들 역시 김 군처럼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촉법소년의 수는 2018년 7364명에서 2022년 1만6435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절도, 폭력 등 중대한 범죄도 크게 늘고 있어요.

"촉법소년 연령 낮추자" 주장 힘 실려

10대들의 범죄가 크게 늘면서 촉법소년의 최대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창문 밖으로 집어던진 돌에 지나가던 70대 노인이 맞아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는데요. 이 학생의 경우 촉법소년의 나이보다도 어린 10세 미만이기 때문에 보호처분도 받지 않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살인과 같은 강력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나이와 관계 없이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성숙하지 않은 어린이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벌을 주기보단 반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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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기사에서 전하려는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촉법소년 김 군이 두 달간 30여 건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3. 촉법소년의 최저연령을 만 10세로 정한 근거는 무엇일까?
법을 비웃는 아이들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3년 11월 24일에 발행한 제75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HEADLINE - 차 훔치고, 친구 때리고... 죄 짓고도 당당한 10대들뉴스쿨TV - 학폭 저지른 친구에게 복수했다면, 범죄일까?PLAY - 촉법소년, 나는 ○○한다!BOOKCLUB - ‘법잘알’ 어린이가 되고 싶다면 읽어볼 책 4#075 뉴스쿨 다운로드�
학폭 저지른 친구에게 복수했다면, 범죄일까?
😶한 초등학생 아이가 아파트 창밖으로 돌을 집어던졌는데, 글쎄 한 할아버지가 그 돌에 맞아 돌아가셨대. 너무 큰 잘못이지만 이 아이는 아무런 벌도 받지 않는다고 해. 우리나라에는 나이가 어린 사람은 큰 잘못을 해도 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어. 도대체 이런 법은 누가 만든 것이길래, 범죄를 저지르고도 나이가
법잘알 어린이가 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법을 잘 지켜야 한다고 배웠는데 사실 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한 마디로 답을 하지 못 하겠어. 법은 누가 만드는 건지, 우리는 왜 법을 지키고 있는 건지도 궁금해. 만약 법을 어긴 사람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본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주에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어린이, ‘법잘알’이 되고

제75호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차 훔치고, 친구 때리고... 죄 짓고도 당당한 10대들
  2. LETTER - 이렇게 읽어주세요(+뉴스쿨TV : 학폭 저지른 친구에게 복수했다면, 범죄일까?)
  3. QUIZ
  4. PLAY - 촉법소년, 나는 ○○한다!
  5. BOOKCLUB - '법잘알' 어린이가 되고 싶다면 읽어볼 책 4

[초등교과 연계]

6학년 1학기 사회 1. 우리나라의 정치발전
5학년 1학기 사회 2. 인권존중과 정의로운 사회
5학년 1학기 국어 5. 글쓴이의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