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었는데 11월 더 숨막힌다…중국서 온 불청객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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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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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미세먼지 | 스모그


31일 오전 경기 오산시 보적사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공활한 가을 하늘에 불청객이 나타났다. 초미세먼지(PM2.5)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등 가을이 깊어갈수록 미세먼지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기질 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31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들어 ‘나쁨(36~75㎍/㎥)’ 수준까지 올랐다.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인천시 서구 청라동 등 일부 지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매우나쁨(76㎍/㎥~)’ 수준으로 치솟았다.

1일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서울과 경기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공기질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양금희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환경연구사는 “최근 수일간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서서히 올라갔다”며 “1일은 강수 뒤로 서풍이 불어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서풍에 중국 미세먼지 넘어와”
늦가을인 11월에 접어들면 미세먼지가 많아져 계절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중앙일보가 서울의 최근 10년(2014~2023년)간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여름이 지나 가을이 깊어갈수록 초미세먼지 농도는 빠르게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11월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9㎍/㎥로 10월(16.7㎍/㎥)보다 43%가량 상승했고, 봄철 황사가 영향을 주는 4월(23.6㎍/㎥)보다도 높았다.



가을이 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르는 건 바람의 영향이 크다. 여름철에는 남쪽의 태평양으로부터 오염물질이 섞이지 않은 깨끗한 바람이 불어오는 반면, 가을철이 되면 풍향이 북서풍 또는 서풍 계열로 바뀌면서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철에 가까워질수록 대기오염물질과 공기가 섞이는 높이(대기혼합고)가 낮아지면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덜 희석된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같은 양의 오염물질이라도 사무실과 체육관에서 느껴지는 게 다른 것처럼 대기의 용량 자체가 적어지다 보니 똑같은 양의 미세먼지가 배출돼도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스모그 뒤덮인 베이징…“산업활동 증가 등 원인”
중국 내 대기오염도가 증가한 것도 국내 공기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럽우주국(ESA)이 코페르니쿠스 센티넬 위성으로 중국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최근 2주 동안의 평균 농도가 한 달 전보다 눈에 띄게 급증했다. 특히, 베이징 등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 북부 지역이 고농도를 뜻하는 붉은색 영역으로 뒤덮였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범 중 하나인 이산화질소는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대기오염물질로 꼽힌다.

최근에는 최악의 스모그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의 주요 도시를 휩쓸고 있다. 이에 베이징시는 31일 최고 수준의 대기오염 경보를 발동하면서 교통 통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 언론은 오염 통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산업 활동 증가와 대형 트럭 운송 및 농작물 화재가 스모그의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올들어 다시 탁해진 공기…“고농도 미세먼지 대비”
한국은 코로나19가 출현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25㎍/㎥에서 18㎍/㎥로 3년 연속 내려가는 등 공기질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다시 악화하고 있다. 1~10월 평균 미세먼지 농도(20.1㎍/㎥)는 지난해 같은 기간(18㎍/㎥)보다 10% 이상 높은 상태다.

이 센터장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보되면 호흡기가 좋지 않거나 민감한 분들은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대비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천권필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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