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탕후루'의 쓰디쓴 배신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3년 9월 15일에 발행한  제66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탕후루 향한 시선 곱지 않은 이유
2. 뉴스쿨TV - 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열량은?
3. PLAY - 나만의 건강간식 만들기
4. BOOKCLUB - 음식과 건강에 대한 책 4

달콤한 '탕후루'의 쓰디쓴 배신

어린이 살 찌우고 거리 더럽혀

중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간식인 탕후루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탕후루는 딸기, 샤인머스켓,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꼬치에 꽂은 다음 설탕물과 물엿을 입혀 만드는데요. 예전에는 인천 차이나타운 등 중국인들이 주로 모이는 곳에서만 보였던 탕후루 가게를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탕후루를 직접 먹는 모습부터 집에서 만드는 과정까지 너도 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하면서 탕후루를 키워드로 내건 게시물도 수만 건으로 늘어났는데요. 10대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서는 선호하는 간식을 넘어서 탕후루를 만들고, 먹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논란 1: 과도한 당 섭취, 건강에 해로워

그런데 이렇게 탕후루 열풍이 불면서 여러가지 논란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첫 번째 논란은 탕후루가 건강에 해롭다는 점입니다. 본래 과일은 당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인데요. 여기에 설탕과 물엿을 코팅하면서 과도한 양의 당을 먹게 된다는 것입니다. 건강을 유지하는데 적당한 하루 당 섭취량은 성인 기준으로 50g입니다. 그런데 탕후루를 만들 때는 보통 13g의 설탕이 사용됩니다. 여기에 과일 안의 당까지 감안하면 탕후루 하나만으로 하루 당 섭취량의 대부분을 채울 수 있습니다.

탕후루의 당분은 우리 몸 전체를 흐르는 피 속으로 빠르게 흡수되는데요. 이렇게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면 오히려 우리 몸은 허기와 피로감을 느낍니다. 게다가 우리 몸은 당을 많이 섭취 할수록 더 많은 양의 당분을 원합니다. 당분으로 즐거움을 느낀 뇌가 더 많은 당을 섭취해 쾌감을 느끼게 해 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죠. 자꾸만 단것을 먹으면 당뇨와 소아비만, 심지어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각종 성인병에도 걸릴 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과도한 당을 섭취하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성인 비만의 경우 지방세포 크기가 커지면서 몸집이 불어나는 것이지만 소아 비만은 세포 수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건강을 회복하기 더욱 어렵습니다. 한 번 늘어난 지방세포의 수는 평생 줄어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10% 안팎이었지만 최근에는 15%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탕후루 같은 다디단 간식 열풍이 당 중독으로 이어지면 소아비만율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논란 2: 사람도 벌레도 좋아하는 달콤한 시럽

길거리를 누비며 탕후루를 먹는 사람들 때문에 거리 곳곳에 끈적한 시럽이 떨어지면서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설탕 시럽은 닦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탕후루를 먹고 남은 나무 꼬치나 종이컵 역시 끈적한 시럽 때문에 처리가 어렵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벌레까지 꼬여 주변 상점에도 피해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일부 지역에서는 ‘노 탕후루 존(탕후루를 먹거나 들고 다닐 수 없는 곳)’이라는 공지를 써 붙여 놓은 곳까지 생겨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