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서 내 아이를 지키는 지침서
[뉴스쿨 42호 별책부록]우리 아이가 학교폭력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지 않게 하려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많아요.
'학교폭력으로 들끊는 대한민국'을 조명한 뉴스쿨 42호의 별책부록입니다.
- 예방환경을 만드는 네 가지 원칙
- 내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
-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학생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이를 외부에 알려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아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피해 발생율(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에 비해 가해 인식 비율(내가 학교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턱없이 낮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 내 아이의 학교폭력 피해 징후를 살피는 방법부터 내 아이가 가해자라고 의심될 때 행동요령까지 부모의 관점에서 학폭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정리해봤습니다.
예방 환경을 만드는 네 가지 원칙
- 사소한 것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기
이번 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 시간을 정해 가족회의를 해보면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열린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의 첫 단추라고 조언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사소한 것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가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았는지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2. 공감과 존중, 갈등을 푸는 방법 가르치기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태도는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부모님이 본보기가 돼야 합니다. 타인을 존중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끊임 없이 이야기해주세요.
물론 나와 다른 사람과 충돌하고 갈등을 빚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나쁜 겁니다. 때리는 것만이 폭력은 아닙니다. 나만의 잣대로 평가하고 상대를 제압하고 나의 주장을 강요하는 것 역시 폭력입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이런 폭력을 행사할 때도 많죠. 무엇이 폭력에 해당하는지 평소에 사례를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또 가까운 가족부터 비폭력적으로 대화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원칙을 만들어보세요. 비폭력 대화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완성됩니다.
3. 아이의 소셜미디어 사용 모니터링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보다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문제는 소셜미디어에서 폭력을 배우고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요. 아이가 온라인에서 무엇을 하는지 부모님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 온라인 세상 역시 현실이며 오프라인 세상에서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을 온라인에서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거듭 알려주세요.
사이버 폭력 예방법에 대해선 다음 기사를 함께 읽어보세요.
4. 새로운 환경에 아이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새 학기에는 새로운 교실에서 새 친구,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만나 적응해야 합니다.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늘 아이와 함께 있어줄 수는 없지요. 대신 아이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주세요. 어른들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야기하며 맞장구쳐주세요. 평소 친구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는 친구라면 친구들에게 들려줄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면서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설지 함께 연습해보세요. 수업이나 숙제에 대해 묻는 대신 학교 생활에 기대감을 가질만한 것들을 찾아서 물어보고 부모님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내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
- 아이의 피해 징후를 포착하는 법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려면 평소 아이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다음 사항을 체크해보세요.
◻️가족이나 친구를 멀리 하려 한다
◻️평소보다 말수가 크게 줄었다
◻️평소보다 먹는 양이 크게 줄었다
◻️불안하고 초조해 보이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한다
◻️과도하게 화를 내는 등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
️️◻️평소 좋아하던 것에 흥미가 떨어진다
◻️몸에 상처가 있거나 소지품이 사라지거나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학교 성적이 떨어진다
2. 대화하기
아이가 폭력에 노출됐다고 판단했다면 이제 아이와 대화할 차례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당하는 일이 폭력인지 아닌지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내가 불편하거나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폭력'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세요. 피해의 원인이 아이에게 있지 않으며 이런 일을 겪었다고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는다는 점,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줄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거듭 말해주세요.
3. 문제 해결하기
학교에 알려 문제를 해결합니다. 아이의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최대한 많이 모아주세요. 아이에게도 행동요령(42호 뉴스쿨 '줌'에서 학폭 피해자를 위한 지침서를 읽어주세요)을 알려주세요.
️4. 아이의 일상 회복 돕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폭력 피해를 입고 나서 자신을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못 나서 이런 일을 겪었다'는 식으로요. 아이가 다시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평소엔 못 보게 하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잔뜩 보여준다든지 선물을 많이 사주는 것이 아이의 치유를 돕는 게 아닙니다. 아이가 일상에서 행복을 느꼈던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을 끊임 없이 표현해주세요.
'이번 수업 너무 재미있지 않았어? ' '이따 떡볶이 먹으러 갈까?'
학폭 피해를 입은 아이들은 친구들이 툭 던지는 한 마디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힘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좋은 친구들과 교류하며 상처가 아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
내 아이가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판단이 선다면 더 큰 피해를 입히지 않게 즉시 나서주세요.
- 대화하기
아이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세요. 아이 스스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이요. 그리고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알려주세요. 아이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성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해주세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게 첫 단계입니다. 아이와 아무리 대화해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폭력적인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2. 관찰하기
아이가 반성하더라도 아이 안에는 폭력적인 말과 행동이 습관으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이나 말하는 방식을 관찰하고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때 아이의 문제만 지적하는 대신 부모님도 함께 반성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