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개 키우려면 세금을 내라?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4년 9월 27일에 발행한 제116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강아지 키우니까 세금 내! 뜨거운 감자 '반려동물 보유세'
  2. 뉴스쿨TV - 국민이라면 모두가 내는 '이것'
  3. PLAY - 반려동물 보유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 BOOKCLUB - 세상의 별별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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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어리지만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어? 우리가 문구점에서 산 물건에는 부가세가 붙어. 또 부모님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면 소득세를 내야 하지.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세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바로 '반려동물 보유세'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내는 세금을 말하는데,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뜨거워.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이유로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찬성 측과 반대 측 둘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줘야 할까? 함께 생각하며 이번 주 뉴스를 읽어봐.

"강아지 키우니까 세금 내!"
뜨거운 감자 '반려동물 보유세'

세 살짜리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 김미나 씨는 요즘 잔뜩 화가 나 있습니다. 정부가 반려인에게 세금을 내게 하는 '반려동물 보유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 이야기를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전에는 제도 도입을 만지작거리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반려동물세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한층 더 강해졌다는 게 김 씨의 판단입니다. 정부는 어째서 반려인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세금을 거두려고 하는 걸까요?

세금 필요해 : 반려동물 관리 비용은 반려인이 내!

정부가 반려동물 보유세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312만 9000가구(2020년 기준)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5%에 달하는 수준으로 반려 가구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보호자 개인뿐 아니라 온 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정부는 동물들이 서로 전염병을 옮기지 않도록 예방접종 등 의료 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동물들이 길에 남겨놓은 배설물을 치우려면 사람을 고용하고, 장비도 구입해야 합니다. 이런 비용은 모두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마련하는데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까지 이런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면 다소 억울할 수 있겠죠.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반려인들이 세금을 내게 되면 동물을 키우다가 싫증이 나 길에 내다버리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세금을 내야 하는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용이 더 많이 들 테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사거나 입양할 때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유실·유기된 동물은 총 11만 3072마리에 달합니다. 주인 없이 길거리를 떠도는 동물이 많아질수록 동물보호센터를 더 많이 지어야 하고, 세금도 더 많이 듭니다. 동물보호센터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기관이 함께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도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같은 이유로 일본, 독일, 영국 등 반려동물 가구 비중이 높은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반려동물 보유세를 도입해 세금을 징수하고 있습니다. 거둬들인 세금은  저소득층의 반려동물 양육을 지원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세금 불필요해 : 세금 부과하면 유기동물 더 늘어날걸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은 이같은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이들은 "반려동물 보유세가 도입되면 오히려 유기동물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반려동물 한 마리를 키우는 데는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처럼 많은 정성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동물을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세금까지 내야 한다면, 비용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 키우던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세금을 물릴 만한 동물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은 예전보다 다양한 동물을 키우는데요. 개뿐 아니라 고양이, 곤충, 파충류 등 반려동물의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흔하다는 이유로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에게만 보유세를 부과할 경우 차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나아가 반려동물 보유세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수준의 세금을 거둘 수 없다는 거죠.

이렇게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0년에도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정책을 추진하진 못했습니다. 거둬들인 세금을 어디에 쓸지, 또 누구에게 세금을 부과할지 등 미리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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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3. 반려동물 보유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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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의 이모에게는 꽤 오랜 기간 함께 산 강아지 '도토리'가 있어. 도토리는 이모에게 가족이나 다름이 없지. 그런데 갑자기 나라에서 '도토리를 계속 키우고 싶으면 돈을 내라'고 한다면 이모의 기분이 어떨까? 이모에게 물어보니 '안 그래도 그 일로 화가 나 있다'고 하더라고. 정부가 거두려고 하는 이 돈은 '반려동물 보유세', 즉 세금이라고 해. 세금이 뭐길래 정부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강아지를 키운다는 이유로 돈을 거둬가려고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