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이 왜 필요해? 내 얼굴이 있는데!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4년 12월 27일에 발행한 제129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내가 바로 신분증?! 얼굴만 보여주면 '패스'하는 세상 열린다
  2. 뉴스쿨TV - 세상에 '이것'이 나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3. PLAY - 내 얼굴은 이렇게 생겼어요!
  4. BOOKCLUB - 개인정보의 소중함을 일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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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처럼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입장할 때는 반드시 신분증이 있어야 해. 그런데 요즘은 사진과 주민등록번호, 집주소 따위가 적혀 있는 실물 신분증이 아니어도 '내가 나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아주 많아졌다고 해. 예를 들어 보라고? 지문, 홍채, 얼굴 생김새 같은 것들 말이야. 이런 것들을 생체 정보라고 해. 그런데 쿨리는 얼마 전 생체정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 내년에 열릴 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서는 입장권이나 신분증이 없어도 내 얼굴만 보여주면 공연장에 바로 입장할 수 있대.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쿨리가 취재한 이야기를 들어봐.

얼굴만 보여주면 '패스'
내 몸이 바로 신분증

"◯◯◯ 님의 정보와 일치합니다."
이곳은 어느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 앞. 팬들은 입구 앞에 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모든 팬들의 손에는신분증과 티켓이 없습니다. 그저 입구 앞에 설치된 한 기계를 바라보기만 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가는데요. 이 기계는 입장객의 얼굴을 스캔한 다음 본인 확인이 됐을 때만 문을 열어줍니다.

이 서비스는 내년 2월 아이돌 그룹 '투어스(TWS)'의 콘서트에 적용될 '얼굴 패스' 서비스입니다. '얼굴 패스'는 별도의 신분증 없이 안면 인식(얼굴확인)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기술인데요. 관객들이 입장할 때 얼굴을 촬영해 미리 티켓을 살 때 입력해둔 얼굴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투어스의 소속사인 하이브는 매번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암표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해 내년부터 소속 가수들의 공연에 얼굴패스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얼굴로 신분 확인...공항·학교 등 공공장소서 다양하게 활용

안면 인식은 지문, 홍채에 이어 등장한 새로운 생체(바이오)인식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신체의 극히 일부를 활용해 신분을 확인하는 다른 생체 인식과 달리 안면 인식은 눈의 크기, 코의 높이, 눈코입의 간격, 입꼬리의 모양 등 안면(얼굴)의 약 100가지 데이터를 파악하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빠르게 신분을 확인합니다. 확인을 위해 활용하는 데이터의 가짓수가 많고 인식하는 신체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지문이나 홍채에 비해 정확도가 높아요. 또 다른 생체인식 기술처럼 내 몸 자체가 신분증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신분증을 따로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최근 안면 인식 기술은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할 때 널리 활용됩니다. 또 중국에서는 학교 출석 확인, 공항 출입국 관리 등 많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개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어요. 2018년에는 도시 곳곳에 설치한 CCTV로 도피 중이던 수배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한 일도 있었습니다. 영국 역시 2020년 1월 수도인 런던에서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브 안면 인식 카메라를 일부 장소에 설치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안면 인식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요. 인천국제공항의 출국장과 몇몇 탑승 게이트에서는 이미 여행객의 얼굴을 촬영해 신분을 확인하는 '스마트 패스' 서비스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몇몇 기업은 직원들의 출근을 확인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내 얼굴을 아무나 촬영해도 괜찮을까...만만찮은 부작용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모두 환영하는 건 아닙니다. 중국이나 영국처럼 공공장소에 안면 인식 카메라를 설치한다면 길을 가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정부나 기업이 무분별하게 촬영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선량한 시민들까지 경찰의 감시망에 들어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받습니다.  또한 안면 인식 기술이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안면 인식 시스템 오류로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쓰고 체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고 해요.

이런 이유로 미국 일부 주와 유럽 등에서는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제한하는 법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안면 인식 기술이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되면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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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모든 본인확인 절차에 안면인식을 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3. 본인을 확인하는 주민등록증과 같은 신분증은 처음 누가, 어떤 이유로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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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가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을 보면 히어로 의상을 만드는 디자이너 에드나 모드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장면이 나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손바닥과 홍채를 스캔한 다음, 끝으로 목소리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나서야 에드나의 작업실 문이 열리지. 쿨리는 이 장면이 무척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곧 우리도 에드나처럼 우리 몸의 정보를 신분증처럼 쓸 수 있게 될 거래. 그런데 컴퓨터는 어떻게 손바닥, 홍채, 목소리 같은 것으로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걸까? 뉴쌤께 여쭤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