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묻지마 범죄'...사형으로 해결될까?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3년 8월 18일에 발행한  제62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묻지마 범죄'에 놀란 대한민국..."사형제 되살리자"
2. 뉴스쿨TV - 팽팽하게 맞서는 사형제 찬반 주장
3. QUIZ
4. PLAY - 나는 사형제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주 '북클럽'은 쉽니다.

'묻지마 범죄'에 놀란 대한민국

"사형제도 부활해야" 주장 나와

이달 초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가장 주목 받은 상품은 '호신용품'입니다. 1~2만 원 대의 삼단봉(삼단으로 펼쳐 사용하는 기다란 플라스틱 막대기)이나 호루라기, 그리고 일시적으로 상대방의 시야를 어둡게 하는 스프레이 등이 가장 잘 팔리는 상품들인데요. 사람들이 갑자기 이런 상품을 사기 시작한 이유는 지난달부터 서울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묻지마 범죄' 때문입니다.

묻지마 범죄에 장난스런 살인예고...공포에 빠진 시민들

묻지마 범죄는 특별한 이유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일으키는 범죄를 말하는데요. '이상동기범죄'라고도 합니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역 근처 번화가에서 한 30대 남성이 느닷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를 당한 사람들과 범죄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모르는 사이였다고 해요.  더 큰 문제는 이 사건 이후 벌어졌습니다. 비슷한 범죄가 경기도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또 다시 발생한 거죠. 게다가 인터넷에 '내가 00월 00일 00에서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글을 장난으로 올리는 사람들까지 등장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전 9시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은 354건에 달한다고 해요. 이로 인해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빠졌고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사건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라진 사형제도 되살리자...찬반 여론 팽팽

하지만 호신용품으로는 이런 범죄를 완전히 막을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이처럼 무서운 범죄가 계속 벌어지고, 이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사형제도'를 부활해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몇몇 정치인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미국, 일본, 중국도 사형을 하는데 우리나라만 범죄자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며 흉악범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사형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97년 12월 이후 한 번도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습니다. 나라 안팎에서 인권을 이유로 사형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 엠네스티'에 따르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절대 사형을 시키지 않는 '사형제도 완전 폐지 국가'는 112개입니다. 이 숫자는 2013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런 나라들은 사형제도를 또 다른 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중국, 미국 등에는 아직도 사형제도가 남아 있습니다. 사형제도를 없애느냐, 마느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찬반 여론이 팽팽한 주제입니다.

사형보다는 '영원히 감옥에 가두자'

하지만 사형이 다시 집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사형제도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형 다음으로 가장 무거운 형벌은 '무기징역'인데요. 무기징역은 '언제 감옥에서 나올 수 있을지' 정하지 않고 감옥에 가둬두는 형벌입니다. 무기징역형을 받은 범죄자가 20년간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감옥에서 성실하게 생활할 경우, 감옥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 여부를 심사 받습니다. 그런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으면 이런 가능성이 모두 사라집니다. 범죄자는 살아 있지만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이 범죄자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일도 없습니다. 법무부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강력범죄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고 14일 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입법예고는 법을 바꾸기 전 국민들에게 충분히 법의 취지를 알리고 문제점을 검토하는 절차인데요. 정부는 당분간 국민과 여러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