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수원의 역사를 거닐어보세요”
열대야 잊은 ‘수원 문화재 야행’ 오늘부터 사흘간 오후 6시부터 화성행궁-북수동성당 등 야간 개장 콘서트-검무 공연 등 즐길거리 풍부
수원화성을 품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대가 11∼13일 저녁 불야성을 이룬다. 사흘 동안 오후 6∼11시 야간 역사문화 프로그램 ‘기억의 문이 열리는, 수원 문화재 야행(夜行)’이 열리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문화재와 함께 여름밤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매년 한 번뿐인 기회”라며 “여름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가볼 곳을 찾고 있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무더위는 가라’… 팔색 매력에 ‘풍덩’
올해 행사의 주제는 ‘기억’이다. 여기에는 수원화성 축조부터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수원의 역사, 그 안에 살던 이웃의 이야기를 풀어내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야경(夜景) △야설(夜設) △야사(夜史)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숙(夜宿) △야로(夜路) △야화(夜畵) 등 8가지 테마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야경’은 밤에 보고 듣는 문화재 이야기다. 화성행궁과 시립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행궁길 갤러리, 수원종로교회 역사관, 북수동성당 등을 늦은 밤까지 둘러볼 수 있다. 1796년 수원화성 완공 이후 227년의 역사를 미디어 작품, 조형물, 기록 전시 등 작품 9개에 담아냈다. 유리 벽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조명 파사드 ‘정조의 꿈’, 레이저 아트 ‘새빛 야행, 하늘에 물들다’ 등이 색다른 밤 분위기를 선사하게 된다.
‘야설’은 밤에 보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대금 해금 가야금 등 전통악기 거리공연, 미술관 안에서 듣는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공연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미술관 옥상에서 열리는 ‘공감, 달빛옥상 콘서트’와 정조대왕이 백성을 위해 베푼 잔치 ‘낙성연’을 모티브로 한 EDM 공연 등도 열린다. 신풍루 앞에선 교대 의식, 무예24기, 검무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사’는 정조대왕과 수원화성, 전통 무예, 행궁동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선경 이현경 김향화 등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그린 거리극 ‘산루리의 영웅’이 준비돼 있다. 행궁동 주민들이 여는 ‘행궁마켓’도 열린다.
화성행궁 맛촌거리, 통닭거리 식당 등이 참여하는 ‘야식’은 입을 즐겁게 할 프로그램이다. 사찰 ‘수원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야숙’도 이색적이다. 밤에 걷는 거리 ‘야로’는 5곳에서 미션을 하고 스티커를 모으면 기념품을 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야화’에선 그림을 보며 수원의 역사와 정체성을 배우도록 했다.
● ‘무해한 야행’… 쓰레기 줍고, 화분 만들고
수원시는 이번 행사에서 ‘무해한 야행’ 캠페인도 전개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현장 신청을 받아 ‘야행 줍깅단’을 구성한 후 쓰레기를 줍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플라스틱 재활용(업사이클링) 화분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공식 개막 점등식은 11일 오후 8시 행궁광장에서 열린다. 행사기간 중 행궁로 공방거리와 생태교통마을 일대에는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개별 프로그램 내용과 시간, 장소 등은 ‘수원 문화재 야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계속되는 열대야와 태풍으로 지친 시민들이 여름밤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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