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권리가 대체 뭐예요?
해외에선 잊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의 사진을 부모님이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도 있대. 잊힐 권리를 보호하는 게 왜 중요할까? 뉴쌤께 여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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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선생님, 부모님이 인터넷에 우리 사진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만들어진다고 해요. '잊힐 권리'라고 한다던데... ‘잊힐 권리’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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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말 그대로야.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지울 수 있는 권리야. 만약 앨범에 쿨리의 어렸을 때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 속 쿨리가 밥을 흘리며 먹고 있다고 생각해봐. 그런데 같은 반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 웃고 놀리는 거야. 쿨리는 기분이 어떨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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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창피하겠죠. 그 사진을 친구들이 볼 수 없는 곳으로 숨기고 싶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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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그래, 만약 쿨리가 숨기고 싶다면 앨범 속 사진을 숨길 수 있어. 하지만 인터넷에 있는 사진은 그렇지가 않아. 올린 사람이 쿨리의 부모님이라면 부모님만 그 사진을 지울 수 있거든. 또 쿨리의 친구가 쿨리의 창피한 모습을 몰래 찍어서 허락 없이 인터넷에 올렸더라도 그 사진은 쿨리의 친구만 지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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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사진 속 얼굴이 저인데도요?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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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인터넷 세상에서는 사진 속 사람이 누구인지와 상관 없이 사진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거든. 그래서 만약 쿨리가 그 사진을 지우고 싶어도 사진을 올린 사람이 지워주지 않겠다고 하면 지금까지는 방법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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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불공평하네요. 창피한 모습은 제 허락없이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 엄마의 SNS에는 제가 아기일 때 기저귀만 차고 있는 사진도 있던데... 그런 사진도 가끔 창피하거든요. 하지만 엄마가 속상할까봐 지워달라는 말은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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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아니야. 쿨리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쿨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야 돼. 과거에는 부모가 아이의 사진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사진 속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라도 그 사진을 지워줘야 해. 그게 바로 '잊힐 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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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지워달라고 해도 지워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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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그래서 법을 만드는 거야. 지워주지 않으면 강제로 지울 수 있도록 하는 거지. 잊힐 권리가 필요한 이유는 단지 창피한 사진을 없애기 위해서만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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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그러면 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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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인터넷 속 정보를 나쁜 용도로 사용하는 어른들도 많거든. 쿨리의 유치원 가방을 보고 쿨리가 어떤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고, 쿨리도 모르는 사이에 쿨리의 사진을 이곳 저곳에 올려놓을 수도 있어. 그런데 쿨리는 사진을 올린 사람이 누군지 찾아낼 수 없잖아. 그래서 강제로라도 법을 통해 남이 올린 내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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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부모님이 제 사진을 하나도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저는 제 예쁜 사진을 사람들이 보고 칭찬하는 건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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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쌤: 그래. 그건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른 거야. 중요한 건 아무리 엄마, 아빠여도 싫은 건 싫다고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용기야. 한 번 부모님과 규칙을 정해보면 어때? 쿨리는 쿨리의 사진을 부모님이 SNS에 올릴 때 어떤 규칙을 지켜줬으면 좋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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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제 사진을 올릴 때는 저한테 먼저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삭제해달라고 하면 바로 삭제해줬으면 좋겠고요. 지금 당장 엄마, 아빠께 말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