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람들 | 제120호
독도의 숨은 영웅,
제주에서 온 해녀 할머니
고(故) 김화순 할머니(1921~2020)는 1970년대부터 독도에서 물질을 한 해녀입니다. 물질은 깊은 물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캐는 일을 말하는데요. 김화순 할머니는 10대 때부터 제주 바다에서 물질을 하다 1970년대 울릉도로 이주했어요. 울릉도와 독도 주변 바다에서 해녀 생활을 하던 김화순 할머니는 1982년 큰 공을 세우기도 합니다. 독도 경비 중 순직한 독도경비대 주재원 경위와 권오광 수경의 시신을 바닷속에서 발견한 거죠. 이후 할머니는 2011년까지 물질을 했습니다. 당시 할머니의 연세는 아흔 한 살로, 우리나라 최고령 해녀였다고 해요. 이후 할머니는 충북 제천에서 지내다가 2020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근 충북 제천 지적박물관에서는 김화순 할머니를 기리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전시에는 할머니의 사진과 장신구 등이 전시돼 있어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남쪽 끝에 있어요. 그리고 독도는 우리나라의 동쪽 끝에 있죠. 제주도에 살던 김화순 할머니는 어쩌다 50살 가까운 연세에 독도로 일터를 옮긴 걸까요?
남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독도에 터 잡은 해녀들
사실 제주에 살던 해녀들이 울릉도와 독도에 처음 온 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입니다. 일본인들은 독도 앞바다의 전복을 채취하기 위해 제주도 해녀들을 강제로 데려왔어요. 당시 일본은 해녀들이 캔 해산물을 모두 빼앗아갔다고 해요. 독도에만 살았던 강치는 일본의 남획으로 모두 멸종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해방 후 1950년대부터 많은 제주 해녀들이 울릉도, 독도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1953년 결성된 독도의용수비대가 제주에서 해녀들을 모집했는데요. 당시 부대에서 쓸 미역을 딸 해녀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이때부터 1970년대까지 매해 30여 명의 해녀들이 제주에서 울릉도와 독도로 이주했어요. 하지만 작은 섬 독도에는 해녀들이 거주할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독도 서도의 '물골'이라는 천연동굴에서 지냈습니다. 몰골은 독도에서 유일하게 빗물이 고여 있는 천연동굴인데요. 해녀들은 이곳에 머물며 독도 주변 바다에서 물질을 했습니다.
의용수비대의 든든한 버팀목...'독도 수호'에도 큰 힘
독도를 지키는 의용수비대와 독도경비대에게 해녀들은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존재였어요. 제주 해녀들이 채취한 독도미역은 독도에 머무는 사람들의 비상 식량이 되었습니다. 해녀들은 경비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운반하고 독도에 필요한 시설을 세우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해산물을 판 돈을 독도 경비 자금에 보태기도 했습니다. 해녀들은 독도에서 생계 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도지킴이 역할까지 한 겁니다.
멀고먼 독도에서 제주 해녀들이 직접 새긴 역사는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주장에 큰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오랜 기간 독도의 영유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데요. 한 나라가 영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 영토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어야 해요. 실효적 지배란 실제로 그 영토에 사람이 거주하며, 관리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요. 우리나라는 70년 전인 1954년 10월 25일 독도에 처음으로 등대를 설치하고 경찰과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에 머물기 시작했다는 사실과 함께 수십년간 해녀들이 독도를 드나들며 경제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실효적 지배의 증거로 내세우고 있어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제주 해녀들은 독도지킴이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겁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충북 제천 지적박물관은 왜 돌아가신 김화순 할머니를 기리는 전시를 연 것일까?
3. 영토 문제로 갈등을 겪을 때 실효적 지배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독도의 숨은 영웅, 제주에서 온 해녀 할머니
- 뉴스쿨TV -그 누가 아무리 우겨도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
- QUIZ
- PLAY - 지도에서 다케시마를 지워 주세요!
- BOOKCLUB - 고마워요! 독도 지킴이들!
[교과 연계]
6학년 2학기 사회 2. 통일한국의 미래와 지구촌의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