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비를 뿌려라! | 제97호
'마른 하늘에 비 뿌리기!'
가뭄과 산불 해결사로 떠오른 '구름씨'
'점화!'
신호가 떨어지자 지상 약 30m 높이에 떠 있던 무인 비행기(드론)에서 불꽃이 튀고,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연기 속에는 특별한 씨앗, '구름씨'가 담겨 있는데요. 이 구름씨가 구름 속 수증기와 만나면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해요.
지난 2일 강원도 평창군에서 진행된 인공강우 만들기 실험 현장의 모습입니다. 이날 실험은 아쉽게도 실패했습니다. 인공강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기를 머금은 구름이 있어야 하는데, 이날은 하늘이 맑아 구름에 수분이 거의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기상청은 6월부터 전용 항공기를 동원해 산불 예방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에 다시 도전한다고 해요. 날씨가 건조한 가을부터 봄까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영동 지방에 산불의 위험이 큰 만큼 이 지역의 습도를 높이기 위해 비를 뿌리고 산불이 잘 번지지 않게 하려는 거예요.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공 비' 뿌리기 실험
인공강우를 만드는 데 쓰인 구름씨는 습기를 끌어당겨 물방울을 만드는 요오드화은, 물방울을 얼리는 드라이아이스, 빗방울의 크기를 키우는 염화칼슘 등으로 이뤄진 화학물질입니다. 이 물질을 비가 내릴락 말락 할 정도로 수분이 많은 구름에 뿌리면 구름 속 수분 알갱이가 달라붙어 물방울이 됩니다. 물방울은 점점 무거워지면서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져 비가 되죠. 인간이 직접 자연에 개입해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을 '인공강우'라고 부릅니다.
지구온난화가 극심해진 최근 몇 년간 인공강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활발하게 연구하는 과학 분야입니다. 멕시코는 2020년부터 농촌 지역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매해 최소 한 차례 인공강우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멕시코 정부는 인공강우 덕분에 2021년에는 기상청이 예측한 것보다 강우량이 40%나 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인공강우는 가뭄뿐 아니라 대기오염을 해결하는데도 활용돼요. 파키스탄은 세계 최악의 공기질로 고통 받고 있는 도시 '라호르' 일대에 최소 48회 이상의 구름씨를 발사해 빗물로 먼지를 씻어내는 하늘 대청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구름씨를 뿌려 많은 양의 눈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밖에 현재 전 세계 37개 국가에서 150개 이상의 인공강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정말 가뭄 해결할까? 토양오염 우려도
하지만 실제로 인공강우가 가뭄이나 대기질 개선에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비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고 해요. 사실상 가뭄이나 산불을 해결할 정도의 인공강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부작용의 우려도 큽니다. 우선 한 지역에 인공적인 방법으로 비를 내리게 하면, 그 구름이 바람을 타고 다른 나라로 넘어가 원래 비가 내려야 하는 시기에 비가 내리지 않거나 강수량이 줄어들 수도 있어요. 나아가 구름씨로 쓰는 화학물질이 땅에 떨어지면 토양을 오염시킬 위험도 있어서 더 신중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비와 같은 자연현상을 사람이 인위적으로 바꿔도 괜찮을까?
3. 가뭄이나 공기오염을 해결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가뭄과 산불 해결사로 떠오른 '구름씨'
- 뉴스쿨TV - 공기에도 무게가 있다?!
- QUIZ
- PLAY - 일일 기상캐스터로 변신!
- BOOKCLUB - 날씨 박사로 만들어줄 책
[초등 교과 연계]
5학년 1학기 사회 1. 국토와 우리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3. 날씨와 우리 생활
6학년 2학기 과학 2. 계절의 변화
[중등 교과 연계]
과학 3. 2- 기권과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