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날의 광주 이야기 | 제98호
"광주의 아픔은 현재진행형"
초등학생 호진이가 화난 이유
사회와 역사를 좋아하는 부산 과정초등학교 6학년 이호진(12) 군은 얼마 전 인터넷의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서 이상한 게임을 발견했어요.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그날의 광주'라는 게임이었는데요. 게임은 5·18민주화운동에 나선 시민들을 폭동을 일으킨 사람들로 표현했어요. 또 죄 없는 시민들에게 총과 칼을 겨눈 사람들을 북한의 군인으로 묘사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로블록스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게임 플랫폼인데요. 호진 군은 '가만히 볼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다른 나라 사람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잘못 알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호진 군은 이 사실을 언론에 제보해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로블록스는 즉시 게임을 삭제했어요. 또 5·18기념재단은 게임 개발자들을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1만5000여 명의 사람들이 게임을 이용했다고 해요.
어린이•임산부•노인까지 겨눈 총부리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광주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말합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은
무척 혼란스러웠어요. 1979년 12월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군인들이 총칼을 앞세워 권력을 장악했고, 시민들은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민주적인 선거를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어요. 이런 시위가 이듬해까지 이어졌죠.그러던 중 전라남도 광주에서도 1980년 5월 14일 대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했어요. 이 소식을 들은 전두환은 광주에 군인들을 보냈는데요. 이들은 5월 18일부터 약 열흘간 탱크까지 동원해 마치 전쟁을 하듯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기 시작했어요. 시위대뿐 아니라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 민간인들에게도 총을 겨눴죠. 그 결과 열흘간 166명의 사망자, 3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또 행방불명돼 지금도 찾지 못한 사람들은 179명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오래도록 그해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고 지냈어요. 정부가 신문과 방송을 통제해 광주의 일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막았기 때문이죠. 또 '광주 시위대는 북한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이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역사를 왜곡했어요.
진실은 밝혀졌지만 끝나지 않은 아픔
하지만 결국 진실은 밝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두환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후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는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어요. 또 목숨을 걸고 광주의 상황을 세계에 알린 외국 기자들의 보도 내용도 뒤늦게 우리나라에 전해졌어요. 2011년 유네스코는 당시 기자들이 찍은 광주의 사진과 학생들의 일기장 등 기록물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했어요. 광주 민주화 운동이 국제사회가 인정한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인류의 역사가 된 거죠.
국제사회와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우리나라 정부도 2018년 뒤늦게 5•18진상규명법을 만들었어요. 그 결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밝히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가 4년간 활동했고, 광주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에 총을 쏘거나 헬기에서 사격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다만 진실이 밝혀졌다고 해서 아픔도 끝난 건 아닙니다. 죄 없는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도록 명령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끝내 사과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어요. 가족들은 "국가가 계속해서 실종자를 찾고,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군인들은 왜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에게까지 총을 겨눈 걸까?
3. 가족과 친구를 잃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로블록스가 한국 게임을 삭제한 이유
- 뉴스쿨TV - 민주화가 뭐예요?
- QUIZ
- PLAY - 그림으로 완성한 오월일기
- BOOKCLUB - 5·18의 이야기가 담긴 책들
[초등 교과 연계]
6학년 1학기 사회 1. 우리나라의 정치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