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요’ 주인공 생가터에서 1500년 전 중국 동전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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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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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서동요 | 백제 | 신라 | 문화재


항아리 안에 든 채 출토된 오행대포 동전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마를 캤던 백제 청년 서동은 신라 도읍 경주에 들어가 왕실 공주 선화와 사랑을 나눴다는 노래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퍼뜨리게 하면서 결국 공주와 혼인하고 백제 임금 무왕이 된다. 이런 내용을 담은 ‘서동요’ 설화의 주인공 서동의 생가 터로 추정되는 전북 익산 백제 건물터 유적에서 1500년 전 중국 동전들이 튀어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문화재연구원은 지난 2021년부터 문화재청과 익산시가 주관해온 익산시 금마면 서고도리 서동생가터 유적정비 사업 2차 발굴조사 과정에서 최근 5세기 중국 북주(北周) 시대 찍은 동전인 ‘오행대포(五行大布)’ 5점이 출토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국 동전들은 유적의 굴립주(기둥의 밑동을 땅에 박아세우는 건축기법) 건물터 들머리의 구덩이(깊이 34㎝)에서 출토된 뚜껑 덮인 곧은입항아리(직구단경호) 안에서 확인됐다. 토기 안에 5점이 ‘+’자 모양새로 놓여져 있었던 점으로 미뤄 땅의 삿된 기운을 누르고 좋은 기운을 살리려고 의도적으로 묻은 지진구(地鎭具:땅의 복을 비는 기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백제권 지역에서 중국과의 교류상을 입증했던 중국산 화폐로는 1971년 충남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 묘지석과 함께 나온 중국 한나라 때의 동전인 ‘오수전(五銖錢)’을 대표적인 유물로 꼽아왔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나온 ‘오행대포(五行大布)’는 중국 남북조시대 말기 중국 북서부를 지배했던 북주(北周) 왕조의 3대 황제 무제(재위 572∼577)의 치세기인 건덕(建德) 3년(574)에 주조한 화폐로 국내에서 출토된 것은 이번 발굴이 첫 사례다.

백제가 지금까지 사서에 알려진 대로 중국 양쯔강 이남을 지배했던 남조왕조와의 교류뿐 아니라 북조의 정권과도 상당한 교류를 지속해왔음을 보여주는 물증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벌인 첫 발굴조사에서는 백제 대형 석축 저온 저장고 2기와 굴립주건물지 3동, 구상유구(도랑) 1기, 조선시대 기왓가마 5기 등의 유적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원 쪽은 13일 오전 11시 현장에서 발굴 성과를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겨레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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