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단] 설겆이? 설거지!

📌
가끔 어른들 중에 '설거지'를 '설겆이'라고 쓰는 분들을 본 적 있나요? 그런 어른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 꽤 많아서 당황한 일도 있지 않나요? '설거지'는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쓰면 되는 쉬운 단어인데 왜 굳이 'ㅈ' 받침을 붙여 어렵게 쓰는 걸까요? 이번 꼬꼬단에서는 생물처럼 점점 대화에 편한 형태로 진화해 가는 단어를 알아볼게요. 

설거지, 사라진 표준어를 찾아서

설겆+이->설겆이->설거지

음식을 다 먹고 빈 그릇을 깨끗하게 씻는 일을 설거지라고 해. 그런데 어른들 중에는 설거지를 간혹 이 단어를 '설겆이'라고 쓰는 사람들도 많아.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찾으려면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가야 해.

사실 예전에는 '설겆이'가 설거지의 표준어였어. 설겆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알아보자. 설겆이는 그릇을 닦는 행위를 일컫는 동사 '설겆다'에서  시작해. 설겆이는 [설겆+이]로 이뤄진 단어로 설겆는 일을 의미해.

하지만 '설겆이'라고 쓰더라도 말할 때는 [설거지]가 더 편했고, 어느 순간 누구나 설거지라고 말하기 시작했지.   우리나라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렇게 쓰이지 않게 된 단어를 '고어'로 처리하고 현재 더 널리 쓰이는 말을 표준어로 바꾸도록 하고 있어. 그래서 설겆이는 사라지고 설거지만 남게 된 거지. 어른들이 '설겆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아주 오랫동안 그 단어가 표준어였기 때문일 거야.

헷갈려도 되고, 헛갈려도 돼

또 어떤 어른들은 헷갈린다는 말 대신 '헛갈린다'라는 말을 쓰기도 해. 사투리 같다고? 그럼 헷갈리다의 사전적 뜻을 보자.

헷갈리다:               1.정신이 혼란스럽다.        2.여러가지가 뒤섞여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런데 사전을 계속 읽어보면  '헷갈리다'의 유의어(비슷한 말) 중 하나로 '헛갈리다'를 제시해. 그 이유는 헷갈리다와 헛갈리다가 '복수 표준어' 이기 때문이야. 표준어가 꼭 하나여야 한다는 법은 없어. 둘 이상의 단어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는 일도 있어. 표준어를 정하는 이유는 우리가 소통을 더 잘 하기 위해서잖아? 그러니까 두 단어가 모두 널리 사용된다면 굳이 다른 하나를 없앨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복수 표준어를 정한 거야. '헷갈리다'와 '헛갈리다'는  모두 사용 가능하단 이야기지! 그럼 또 어떤 복수 표준어가 있을까? 아래 예시들을 살펴보고 사전에서 그 뜻도 찾아봐.

'터뜨리다' 와 '터트리다'  

'예쁘다'와 '이쁘다'  

'가엾다'와 '가엽다'

'만날' 과 '맨날'

'쇠고기'와 '소고기'


✅ 자를 땐 '베'고 , 물들 땐 '배'고

"종이봉투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많이 베어야 했죠"

무언가를 자르거나 끊는 행위를 할 때는 '베다'라고 말해. 아래 예시를 볼끼?

도끼로 나무를 베다. / 이로 사과를 베어 먹다.  / 칼에 손을 베었다.

그런데 맞춤법이 헷갈려. 가끔 '배다'로 쓰고 싶을 때가 있어. 그런데 그러면 안돼. '베다'와 '배다'는 완전히 다른 뜻이거든. '배다'는 '스며들다, 익숙해지다'라는 뜻이야. 예시를 볼래?

옷에 땀이 배다. / 버릇이 몸에 배다

베다와 배다의 사용법을 잘 이해했니? 아래 괄호에 '베'와 '배' 중 맞는 표현을 골라보자.

그림을 그리다 물감이 옷에(배 / 베)었습니다.

가위에 손을 (배 / 베)어 피가 났습니다.

탈춤에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배/ 베)어 있습니다.

일회용품 vs 다회용품

"정부는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합니다"

일회용품은 한 번만 쓰고 버리는 물건이야. '일회'가 바로 한 번이란 뜻이지. 그런데 요즘 신문에는 '다회용품'이라는 말도 많이 등장해, 다회용품은 일회용품과 달리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란 뜻이야. 위의 빈 칸에 일회와 다회의 한자 표현을 보면서 의미를 생각해보자.

제한하다

일정한 수준 이상, 혹은 이하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제한'이라고 해. 어떤 행동을 못하도록 막을 때도 제한한다고 하지. 아래 단어에서 ‘제한’은 어떤 뜻으로 쓰였을까? 설명해보자.

나이제한:

속도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