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리가 간다] '퓨전 한복' 입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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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에 가면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외국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이 부러워서 쿨리도 부모님을 졸라 한복을 빌려 입은 적이 있지. 그런데 요즘 그곳에서 빌려주는 한복이 우리나라의 전통 한복과 좀 다르다며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해. 우리나라의 전통 한복과 얼마나 다르길래 이런 의견들이 나오는 걸까? 설령 빌려 입는 한복이 전통 한복과 다르더라도,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걸까? 쿨리가 알아본 이야기를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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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가득 채운 한복 행렬 사라질까?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변에서는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관광객들에게 1만~3만 원 정도의 돈을 받고 한복을 빌려주는 대여점들이 많은데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복 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 근처에 있는 경복궁을 방문합니다. 마치 그 시대의 사람이 된 것처럼 한복을 입고 궁궐 안을 누비는 경험을 하는 거죠.

"'국적 불명' 한복은 전통 문화 왜곡"

그런데 앞으로는 한복을 빌려 입는 관광객들을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궁궐 일대에서 '국적 불명'의 한복을 입고 다니는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에요. 대여점에서 빌려주는 한복이 우리의 전통을 훼손한다며, 전통 양식에 맞는 한복만 대여하도록 조치하겠다는 거예요.

사실 궁궐 일대에서 관광객들이 빌려 입는 한복은 전통 한복과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 한복은 저고리에 화려한 장식이 있거나, 서양의 드레스처럼 치마가 크게 부풀어 올라 있지 않아요. 이런 한복은 전통 한복을 변형한 '퓨전 한복'이에요. 차림새도 전통과 거리가 멀어요. 조선시대 왕의 옷이었던 '곤룡포'를 입고 머리에는 선비의 모자인 '갓'을 쓰기도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문화가 한복이 아닌 옷을 마치 한복인 것처럼 외국인들에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전통을 왜곡한다고 우려하고 있어요.

"전통 한복만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복을 즐길 수 있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도 한복을 입지 않게 되어 한복을 입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보다 변형된 한복이라도 즐겨 입게 하는 것이 낫다는 거예요. 실제로 한복을 빌려 입어본 많은 관광객들이 '골라 입는 즐거움' 때문에 한복을 좋아하게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쿨리가 간다X꼬꼬단

뉴스 키워드: 국가유산청
우리의 국가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정부 기관이야. 원래 명칭은 '문화재청'이었지만 지난 2024년 5월 17일 '국가유산청'으로 변경됐어. 앞으로는 '문화재'라는 말 대신 '문화유산'이라는 말을 쓰기로 했거든. 국가유산청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계승하고 지키기 위해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을 '국가 유산'으로 지정해. 국보와 보물 등이 모두 국가지정 유산이지. 경복궁이나 창경궁 등 왕릉을 관리하고, 한복과 같은 무형유산을 제대로 알리고 지키는 것도 모두 국가유산청의 일이야.

[뉴스 Q&A]

Q. 전통 한복은 개량 한복과 많이 달라?

우리 전통에서 한복은 바지·저고리 또는 치마·저고리에 옷고름을 갖추고 있는 옷을 말해. 한복은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옷이야. 또 품이 넉넉하기 때문에 몸을 꽉 조이지 않는 것도 한복의 고유한 특징이지. 우리의 전통 한복은 계절에 따라, 성별과 신분 등에 따라 복식이 달랐어. 옷의 색과 재질, 옷에 담긴 무늬까지 모든 것이 나름의 의미가 있었어. 예컨대 왕이 입는 옷인 곤룡포에는 용 무늬가 있었고, 왕이 아닌 사람들의 옷에는 용 무늬를 마음대로 넣을 수 없었어. 용은 왕을 상징했거든. 결혼을 하기 전과 후에 입을 수 있는 옷도 색과 모양이 달랐다고 해. 그래서 과거의 사람들이 한복을 입은 모습만 봐도 그들의 신분과 성별 같은 것을 알 수 있어.

Q. 퓨전 한복이 전통을 왜곡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뭐야?

관광객들이 빌려 입는 퓨전 한복은 대부분 한복의 기본적인 모양새를 따르지 않고 있어. 품이 좁아 몸에 지나치게 딱 달라붙거나, 옷고름을 뒤로 매는 경우도 있어. 우선 한복의 기본 틀을 벗어난 옷을 한복이라고 부른다면 한복이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나 어린 아이들은 한복에 대해 잘못 알게 될 수 있어. 심지어 일부 관광객들은 중국의 전통의상인 '한푸'나,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와 구분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격식을 파괴한 한복을 입고 다니는 경우도 많아. 사실 중국에서는 틈만 나면 한복이 중국의 전통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거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관광객들이 중국의 한푸와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이를 한복이라고 부르면 중국의 억지스러운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어.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국가유산청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서 아무리 퓨전 한복이라도, 선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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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정리하기
1. 오늘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퓨전 한복을 입은 사람을 본 적 있어? 어떤 느낌이 들었어? 자유롭게 생각을 말해봐.
3. 경복궁 등 궁궐 인근에서 퓨전 한복 대여를 규제해야 할까? 각자의 생각을 말해봐.

❓QUIZ : 다음 중 아래 보기의 '훼손'의 뜻을 가장 잘 설명한 것은? [어휘]

👩‍🦳
대여점에서 빌려주는 한복이 우리의 전통을 훼손한다며, 전통 양식에 맞는 한복만 대여하도록 조치하겠다는 거예요. 

① 더욱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함
② 해치지 않고 더욱 안전하게 지킴
③ 고장나거나 망가져서 원래의 상태와 달라짐
④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을 방해함


정답 : ③ 훼손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아.
1.체면이나 명예를 손상함 2.헐거나 깨뜨려 못쓰게 만듦
정확한 뜻을 모르고 있더라도, 문장 속에서 '훼손'의 뜻을 짐작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