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6년 5월 15일에 발행한 제198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등 돌린 남북의 축구 선수들
- 뉴스쿨TV - 남북 분단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놨을까?
- PLAY - 내가 디자인하는 팀 코리아!
- BOOKCLUB - 책으로 만나는 분단과 통일 이야기


차갑게 식은 남북 관계에
등 돌린 남북 축구선수들
지난 5월 8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아시아 U-17 여자 축구 대회.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경기 전 인사를 나누기 위해 마주섰습니다. 그런데 북한 선수들의 표정은 어색하다 못해 냉랭하기까지 합니다. 한국 선수들이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어도 반응조차 없었고, 애국가가 울려 퍼진 뒤에도 박수를 쳐주지 않았습니다. 경기는 3대 0으로 북한의 완승이었는데요. 경기가 끝난 뒤에도 북한 선수들은 한국 벤치를 찾아오지 않고 곧장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이 모든 행동은 국제 스포츠 행사의 관례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었습니다.
이날의 차디찬 경기장 분위기는 현재 남북 관계의 온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지난 7년간 남과 북은 대화하지 않았고 한반도의 긴장도는 점점 더 높아졌습니다. 남북의 대화가 끊기자 스포츠 무대에서도 온기가 사라진 겁니다.
과거 남북의 선수들은 여러 차례 한 팀을 이뤄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그때는 무엇이 달랐던 걸까요?
스포츠로 똘똘 뭉쳤던 남북
1991년 봄, 미국과 소련이 수십 년간 대립하던 냉전이 막을 내리면서 국제 사회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평화의 무드에 발맞춰 남한과 북한도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을 꾸리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팀 '코리아'는 9연패를 달리던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했습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순간, 남한의 현정화 선수와 북한의 리분희 선수는 서로를 꽉 껴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분단 이후 46년간 떨어져 있던 두 나라 선수들이 함께 이룬 기적이었습니다.

2000년에는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정상 회담을 열었습니다.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그해 9월 시드니 올림픽이 열렸는데요.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깃발 '한반도기'를 앞세워 나란히 입장했습니다. 전 세계 언론은 이 장면을 2000년을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또 한 번의 극적인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겁니다.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선수들이 짧은 시간 안에 한 팀이 되어 올림픽 경기장에 섰다는 것 자체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장은 늘 남북 관계의 거울이었습니다. 대화의 문이 열릴 때 선수들도 함께 뛰었고, 문이 닫힐 때 경기장의 분위기도 냉랭해졌습니다.
한국 땅 밟는 북 선수들… 대화의 물꼬 틀 수 있을까?
평창의 온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19년 북한과 미국 사이의 비핵화 협상(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논의하는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대화도 함께 끊겼습니다. 이듬해인 2020년, 북한은 개성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남북이 언제든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함께 만든 건물을 무너뜨린 겁니다.
결정적으로 2024년, 김정은 위원장은 남한을 "절대로 화해할 수 없는 적대 국가"로 공식 선언했습니다. 더 이상 남북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남북 스포츠 교류는 물론 대화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5월 18일, 북한의 내고향 여자 축구팀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과 결승전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게 됩니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한국 방문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12년 만의 일인데요. 일부에서는 이번 방문이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작은 온기라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라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대회를 주관하는 AFC에 독립된 숙소 사용을 요청했고 경기 외의 모든 활동은 거부한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쑤저우 경기에서 연출된 냉랭한 분위기가 이번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AFC도 남한 측에 "이번 경기를 순수하게 축구로만 다뤄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서로를 껴안고 울던 현정화와 리분희,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손을 맞잡았던 남북 대표팀. 그 장면이 다시 펼쳐지려면, 경기장 밖의 남북 관계 자체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걸 지금의 스포츠 현장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스포츠에서 남북이 하나가 됐던 순간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반대로 경기장이 냉랭해졌을 때는 남북의 상황은 어땠을까?
3. 만약 내가 5월 18일 경기장에 가서 북한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