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동해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4년 1월 19일에 발행한 제82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 HEADLINE - '앗! 뜨거워!' 동해 떠난 오징어, '휴~ 시원해' 동해 찾아온 방어
- 뉴스쿨TV - 오징어야 남쪽보다 북쪽 바다가 시원해?
- PLAY - 2050년 특산물 지도 만들기
- BOOKCLUB - 사라진 오징어를 떠올리며 읽어볼 책
앗, 뜨거워! 동해 떠난 오징어
휴, 시원해~ 동해 찾아온 방어
강원도 강릉에서 30년 넘게 오징어잡이를 해 온 서종희(가명) 할아버지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오징어잡이는 9월부터 1~2월까지가 최대 성어기(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시기)인데요. 지난해와 올해는 오징어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 허탕을 친 날이 많았다고 해요. 한 번 바다에 나가면 1000마리 정도의 오징어를 잡곤 했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에는 몇 시간을 기다려도 오징어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은 날이 많았거든요. 함께 오징어잡이를 하던 다른 할아버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징어를 팔아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니 수십 년 해 온 오징어잡이를 접는 어민들도 많다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매년 뜨거워지는 동해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요? 오징어의 종류는 400~500여 종입니다. 그 중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식탁에 오르는 오징어는 '살오징어'예요. 살오징어는 주로 무리를 지어 단체로 이동하고, 밤이 되면 깊은 바다에서 수심 30m 가량으로 올라와 활동해요. 살오징어가 살기에 적당한 수온은 15도 안팎인데요. 동해는 지난 수십 년 간 겨울을 맞은 오징어가 살기에 가장 적당한 바다였습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최근 10년 간 동해의 평균 수온이 2~ 4도 가량 오르면서 오징어들이 동해를 떠나기 시작했어요. 수온이 오르면서 오징어가 살기엔 지나치게 뜨거운 바다가 된 거죠. 오징어들은 북한 쪽 바다로 간 것으로 보입니다. 바다는 북쪽으로 갈수록 수온이 낮아져요. 남해보다는 강원도 인근이, 강원도보다는 북한 동쪽의 바다가 더 수온이 낮습니다. 북쪽으로 이동한 오징어는 북한과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 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이유로 동해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9년 12만2417톤 정도에서 2022년 1만5658톤으로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동해의 새 주인은 참치와 방어
자취를 감춘 건 오징어만이 아닙니다. 동해의 겨울 특산 어종인 도루묵도 어획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고, 가자미, 문어 등도 개체수가 줄었습니다. 미역, 감태 등은 씨가 말라 자취를 감췄어요. 대신 동해에는 남해에서 볼 수 있던 방어가 새로 터를 잡았습니다. 남해의 수온도 과거보다 높아지면서 방어들이 조금 더 서식하기 좋은 동해로 터전을 옮겨온 겁니다. 또한 최근에는 한반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참치도 동해에서 자주 발견된다고 해요.
기후가 바뀌면서 생물의 서식지가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변화 속도가 빠르면 생태계가 순식간에 바뀌어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징어 가격 상승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징어는 우리나라의 많은 음식에 활용되는 재료인데요. 오징어 개체수가 갑자기 줄면서 오징어 가격이 1.5~2배 가까이 올랐어요. 시장에서는 오징어가 금값만큼 비싸다며 '금(金)징어'라고 부르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계속 가격이 오르면 식탁에서 오징어를 보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데요. 미역이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생일의 풍경도 달라질 겁니다.
1. 오늘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바다에서 미역이 모두 사라지면 생일에는 어떤 음식을 먹는 게 좋을까?
3. 해양생물의 서식지가 급격하게 바뀌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