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4년 6월 21일에 발행한 제103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오버투어리즘에 빗장 걸어 잠그는 지구촌
  2. 뉴스쿨TV - 아름다운 베네치아에 사람들이 몰려가는 이유
  3. PLAY - '배려'를 담은 나만의 여행 계획 짜기
  4. BOOKCLUB - 모두가 즐거운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읽어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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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모님과 '북촌 한옥마을'에 갔어. 그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을 보니 무척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어. 이 한옥마을은 오후 5시 이후에는 관광을 할 수 없다고 해. 저녁에는 한옥이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한데 왜 시간을 제한하는 건지 아빠께 여쭤보니, 우리 때문에 북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 아빠께서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더 비싸게 받는 관광지도 있다"는 말씀도 해 주셨어. 관광객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지만 돈을 더 받을 정도라고? 도대체 어떤 상황인 건지 쿨리가 세계 곳곳의 관광지에 사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한 번 알아볼게.

"제발 여행 그만 오세요"
빗장 걸어 잠그는 지구촌

일본은 한국인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선택하는 해외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거리도 가깝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10명 중 3명은 한국인이라고 해요. 하지만 앞으로 이웃 나라 일본을 여행하는 게 지금보다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많은 관광지들이 외국인에게만 입장료와 상품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 도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일본에서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히메지성'입니다. 목조 성곽인 히메지성은 17세기 일본의 뛰어난 건축 예술을 엿볼 수 있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곳인데요. 요즘 일본이 히메지성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자국민보다 4배 비싼 입장료를 받으려 하고 있어요. 또한 일본 주요 관광지의 식당, 숙박 업소들도 이중 가격 제도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가격 차이가 무려 15배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 덕분에 경제발전? '천만의 말씀'

다소 불공평해 보이는 이같은 정책이 일본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최근 호텔 등 숙박 업소 비용을 결제할 때 기존 숙박료보다 일정 금액을 더 받는 방식으로 '관광세'를 도입하고 있는데요. 이탈리아,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주요 관광 명소가 대부분 관광세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문턱을 높이는 방법도 가지가지인데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단체 관광객의 수를 25명 이하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명 이하로 제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죠.  

한 지역에 많은 여행객이 드나들면 그 지역 주민들은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아질수록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에 손님이 많아질 테니까요. 또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도 생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에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경제 발전을 위해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고 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런데 최근 들어 많은 관광 도시들이 관광객들에게 빗장을 걸어잠그게 된 것은 관광객의 수가 지역 주민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관광객만 남겨지는 관광지

한 지역의 관광객 수가 지나치게 많아져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불편해지는 것을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 초과 관광)'이라고 합니다. 초과를 뜻하는 오버(over)와 관광을 뜻하는 투어리즘(Tourism)의 합성어죠. 코로나19 대유행이 막을 내리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늘면서 이런 용어가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관광객이 많아지면 지역 주민들은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해요. 교통 체증이 생기고 소음과 쓰레기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떼로 몰려다니는 단체 관광객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출퇴근이나 등하교에 드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 덕분에 창출되는 관광 수익도 일부에게만 돌아갈 뿐, 대부분의 지역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이나 상점은 대개 가격을 좀 더 비싸게 받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주민들은 비싼 물가를 감당해야 하죠. 많은 집이 값비싼 숙박시설로 바뀌면서 지역 주민들이 살아야 할 주택의 임대료도 덩달아 올라갑니다.

이로 인해 많은 관광지에서는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고 해요. 역사 깊은 관광지 베네치아에는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이 드나드는데요. 지난 40년간 베네치아의 인구는 13만 명에서 5만 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북촌 한옥마을에서도 평범하게 한옥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오버투어리즘을 견디지 못해 이사를 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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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관광지에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이 모두 떠나버리면 관광지는 어떤 모습이 될까?
3. 관광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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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는 '오버투어리즘'이라는 단어를 작년에 처음 들었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베네치아가 관광객들을 오지 못하게 막으려고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거든. 그 뉴스를 '쿨리가 간다'로 전하면서 '오버투어리즘'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어. 우리나라는 더 많은 외국인 방문객이 오게 하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는데, 어떤 나라는 관광객이 못 오게 막으려 한다니 참 이상하기도 해. 도대체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같은 도시는 어떤 곳이길래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게 된 걸까? 뉴쌤은 이런 곳들을 가보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