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당한 고려 불상의 너무나 짧았던 귀향

뉴스쿨

2025-05-09 - 8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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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5년 5월 2일에 발행한 제147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HEADLINE - 고려 불상이 일본으로 가는 까닭은?
뉴스쿨TV - 고려는 불교의 힘으로 세워진 나라였다?!
PLAY - 도전 골든벨 '고려의 인물을 찾아라'
BOOKCLUB - 책으로 살펴보는 고려의 찬란한 문화

🤓

지난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면서, 동시에 부처님 오신 날이었어. 그래서 거리 곳곳에서는 연등 행사가 열리기도 했지. 그런데 충남 서산의 부석사라는 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삼키며 슬픈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어. 647년 만에 우리나라에 돌아온 금동관음보살좌상과 이별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야.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이 불상은 오는 11일에 일본으로 아주 떠나게 된다고 해. 우리나라의 불상이 왜 일본에 가는 걸까? 쿨리가 자세히 알아봤어!

약탈 600년 만에 돌아온 고려 불상

다시 일본으로...왜?

2012년 어느 밤,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섬의 작은 절 관음사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4명의 도둑들은 높이 50.55cm, 무게 38.6kg의 불상을 훔쳤고, 이를 한국에 몰래 들여왔습니다. 도둑들은 불상을 들여와 한국에서 큰 돈을 받고 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금세 경찰에게 붙잡히고 말았죠. 결국 불상은 몰수됐습니다. 한반도 땅에서 만들어졌다 갑작스레 자취를 감춘 '금동관음보살좌상'이 고국 땅으로 돌아온 순간입니다.

600여년 전 약탈 당했던 불상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시대인 1330년 2월에 제작됐지만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600여 년이 지난 1985년 불상이 일본 쓰시마섬의 관음사에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불상 안에서 발견된 발원문에는 '고려 충숙왕 17년(1330년) 서주의 사찰(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습니다.

고려에서 제작한 불상이 왜 일본에 있는지, 그 이유를 두고 여러가지 의견이 오갔지만 그 중 '왜구 약탈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고려 말기에는 왜구의 침략이 무척 잦았는데요. 1378년 충남 천수만으로 들어와 절에 있던 불상을 빼앗아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재판 끝에 일본 소유로 인정

처음 우리나라 정부는 불상을 일본에 돌려주려고 했습니다. 일본은 1973년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을 도둑들이 훔쳐 우리나라에 가져왔으니 국제법에 따라 돌려주려 한 것입니다. 그러자 우리나라에서 문화유산 환수 운동이 벌어졌고, 2016년 서산 부석사는 "이 불상의 진정한 주인은 우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7년 열린 첫 번째 재판에서 법원은 불상이 왜구에 의해 약탈된 것이 맞고,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두 번째 재판에서는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법원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일지라도 일본이 일정기간 문제 없이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 관음사의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에서는 훔친 물건이라도 20년 넘게 점유하면 소유권을 인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2023년 우리나라 법원은 최종적으로 이 불상이 관음사의 것이라는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부석사에서 보낸 100일...언젠간 고국에 돌아오길

최종 판결 이후에도 불상을 빼앗길 수 없다며 크게 반발했던 서산 부석사는 지난해 한 가지 요청을 합니다. 불상을 일본에 돌려 보낼테니, 본래 자리인 부석사에 잠시라도 머무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관음사가 이에 동의하면서 정부가 보관하고 있던 불상은 1월 24일 647년 만에 자신의 원래 자리인 서산 부석사로 돌아 왔습니다. 부석사의 승려들은 미리 약속된 100일간 정성스럽게 불상을 모셨습니다. 이 기간 전국 각지에서 4만여 명의 사람들이 불상을 보기 위해 부석사를 찾았습니다. 동시에 1만 5000여 명이 정부의 환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우리의 문화유산인 불상을 순순히 일본에 돌려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상은 약속대로 오는 11일 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일본행을 앞둔 10일 부석사에서는 한 시간 가량 불상을 떠나보내는 '송불의식'이 진행됩니다. 이 의식이 끝난 후 불상은 12년 7개월 만에 다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릅니다. 선조들의 얼이 담긴, 귀중한 불상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우리 국민의 간절함을 뒤로 한 채 말입니다.

🤓

++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법원은 어째서 고려의 불상이 일본의 것이라는 판결을 내린 걸까?
3.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

쿨리는 다시 일본으로 가게 된 고려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만나보고 싶어서 얼마 전 충남 서산에 있는 부석사에 다녀왔어. 그리고 이곳 스님들에게서 고려는 불교 국가였고 당시엔 불교 예술과 건축이 발전했다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어. 쿨리는 문득 고려 사람들에게 불교가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해졌어. 오늘은 뉴쌤께서 고려시대의 불교 이야기를 들려주시겠다고 하니까 어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