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는 뉴스쿨 News'Cool이 2026년 5월 22일에 발행한 제199호 이번 주 뉴스쿨입니다.‌

이번 주 뉴스쿨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1. HEADLINE - K-드라마 역사 왜곡에 대한민국이 부글부글
  2. 뉴스쿨TV - 드라마 속의 역사를 그대로 믿어도 될까?
  3. PLAY - 내가 역사 드라마 작가라면!
  4. BOOKCLUB - 비판적 사고력과 역사 지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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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쿨리 주변에서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이야기가 끊이질 않아. 아이유랑 변우석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워낙 난리라서 쿨리도 궁금해졌거든. 그런데 드라마가 막을 내리자마자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어. "역사를 잘못 표현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 거야. 도대체 무슨 역사를 어떻게 잘못 표현했다는 걸까?

K-드라마 역사 왜곡에
대한민국이 부글부글

“천세, 천세, 천천세!”

붉은 관복을 입은 관료들이 왕을 향해 고개를 숙인 채 일제히 외칩니다. 새 왕의 즉위식이 거행되는 장면입니다. 아이유와 변우석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11화의 한 장면입니다. 12부작인 이 드라마는 현대 한국에 왕실이 존재한다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드라마 속 대한민국은 영국처럼 왕실이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인데요. 왕의 아들인 이안대군과 재벌가 여성 성희주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6일 막을 내린 뒤, 드라마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현대 한국에서 ‘천세’에 구류면류관… “제후국처럼 보일 우려”

논란의 중심에는 바로 이 즉위식 장면이 있습니다. 즉위식에서 관료들이 외친 '천세(千歲)'는 '천 년 동안 오래 살라'는 뜻입니다. 과거 강대국이었던 중국은 조선을 포함한 주변 나라들을 중국의 일부로 여겼는데요. 그래서 만년 동안 오래 살라는 의미의 '만세(萬歲)'는 중국 황제에게, 그보다 격이 낮은 '천세'는 제후국의 왕에게 쓰는 구호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웃나라 중국과 외교적으로 밀접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은 이 예법을 따라 왕에게 천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1897년, 고종이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르면서 중국 중심의 질서에서 벗어나 자주독립국임을 온 세상에 선포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 군주에게도 '만세'를 외치는 것이 자연스러운 예법이 됐습니다.

따라서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왕실이 21세기에도 존재한다는 가상 설정을 택했다면 그 왕실 역시 자주국의 위상에 맞게 그려져야 합니다. 그런데 새 왕의 즉위식에서 '천세'라는 구호가 등장하면서, 한국 왕실을 과거 중국 중심 질서 아래의 제후국처럼 표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입니다.

드라마의 복식 역시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즉위식에서 왕은 왕이나 황제가 중요한 의식 때 쓰는 예복의 일부인 면류관을 쓰고 등장합니다. 면류관은 앞뒤로 늘어뜨린 구슬줄의 개수에 따라 위계가 달라지는데요. 조선시대에는 구슬줄이 12개인 십이류면류관이 중국 황제의 격식으로, 구슬줄이 9개인 구류면류관은 그보다 낮은 제후국 군주의 격식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드라마 속 왕은 구류면류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역시 21세기 한국의 왕실을 자주국의 군주가 아닌 제후국의 왕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중국 ‘동북공정’에 힘 보탤까 우려…문제 장면 수정키로

일각에서는 판타지 드라마를 두고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드라마는 역사 교과서가 아니며, 가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한 창작물인 만큼 어느 정도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중국에 종속된 것처럼 보일 경우, 중국의 역사 왜곡 주장에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고구려와 발해 등 한반도의 고대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금의 중국 땅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는 중국 역사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드라마가 잘못된 역사 표현을 그대로 내보낸다면, 중국의 역사 왜곡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또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국사를 왜곡된 방식으로 전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제작진과 배우들은 사과에 나섰습니다. 제작진은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즉위식 장면의 일부 표현과 복식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수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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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1. 오늘 이야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2. 드라마나 영화에서 역사적 사실을 바꾸거나 틀리게 표현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될 수 있을까?
3. 드라마나 영화 속 역사적인 장면을 보면서 '이게 진짜일까?' 하고 의심해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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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는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역사 왜곡 논란을 취재하면서 계속 뜨끔했어.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온 역사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거든. 아마 쿨리처럼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역사를 사실로 믿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 어디까지가 진짜 역사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정확하게 구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뉴쌤께 여쭤봐야겠다!